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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거점으로서의 런던의 위기가 시사하는 것

마드리갈, 2023-02-16 01:06:52

조회 수
114

영국의 런던(London) 하면 세계적인 쇼핑거점이죠. 그리고 일단 지금까지는 그러했어요.

왜 과거형이나 하면, 프랑스의 파리나 이탈리아의 밀라노같이 대륙유럽의 다른 대도시들이 쇼핑거점으로서의 런던의 위상을 따라잡아가는데 런던은 2020년말에 폐지된 해외방문객의 면세쇼핑정책을 폐지한 이래로 코로나19 판데믹을 극복해 나가고 일상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소비심리의 활성화의 수혜자에서 제외되고 있으니까요.


이에 대한 기사를 소개해 둘께요.

London Is Losing Its Crown as a Luxury Shopping Destination, 2023년 2월 11일 The Wall Street Journal 기사, 영어


면세정책 폐기 이전에는 대략 20억 파운드, 한화로 환산하면 3조 980억원 정도의 부가가치세를 쇼핑하는 해외방문객에게 환급해 줘야 했어요. 이것에 압박을 느낀 영국 정부에서는 결국 면세쇼핑정책을 폐지했고 그 결과 런던은 유럽의 주요 쇼핑거점 중에서 사치품에 부과된 20% 세율의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지 못하는 유일한 장소가 되었어요.


문제는 해외방문객들, 특히 미국이나 중동국가들에서 오는 방문객의 폭증.

특히 부가가치세 환급대상자의 증가율이 미국인의 경우는 2019년 1월 대비 297%, 중동국가들 출신자들의 경우는 동일기준 224%이라는 폭증 상태를 맞고 있어요. 그런데 영어를 쓰는 영국 런던보다는 다른 언어를 쓰는 대륙유럽의 다른 대도시로 몰려가고 있으니 영국으로서는 브렉시트(Brexit)로 통칭되는 유럽연합(EU) 탈퇴에 이어 세계적인 경기회복의 주류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것이죠.

정책이 이러니까 각 기업들이 노력해도 답이 없어요.


그런데 이런 양상,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사실 작년에 쓴 글인 면세점 구매한도는 폐지했지만 세금은 내야 한다? 에서 지적된 우리나라의 문제와 일맥상통해요.

그나마 영국은 관광대국이기도 하다 보니 영국을 관광할 사람들은 많이 있고 대서양을 건너는 미국-영국간의 항공편은 양국 항공사들의 달러박스이기도 하죠.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세계인들이 영국을 찾는 이유와 동일한 수준으로 그렇게 관광객이 유입되며 소비 또한 그렇게 될까요. 그나마 내국인에 대해 구매한도를 폐지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면세점의 면세한도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소비가 진작될까요?


거칠게 말하자면 이래요.

사치품 없어도 먹고 사는 데에 지장은 없어요. 즉 구매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아무리 부자라도 같은 물건을 일부러 더 비싸게 사야겠다는 결심을 실천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없어요. 있다면 그 사람이 바보일 따름이고. 그러니 아무리 사치품이고 뭐고 간에 조금이라도 조건이 좋은 곳에서 쇼핑하는 게 당연한데 그런 메리트가 없으면 지갑을 열 리가 만무하죠. 있으면 좋고 없어도 일상생활에 지장없는 물품이니까요.


쇼핑거점으로서의 런던의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예요.

그리고 오늘의 런던의 위기는 내일의 우리나라의 위기가 될 수도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3 댓글

대왕고래

2023-02-20 18:31:17

면세 부분이 별로면 면세점을 갈 이유가 당연히 없어지겠죠.
이것을 생각하고도 저렇게 정한 거라면, 면세점으로 볼 이익은 줄어든다고 생각한 거고, 그래도 된다고 판단했다는 건데... 왜일까요?

마드리갈

2023-02-20 20:52:50

위기상황이 되면 당장에 손실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줄이는 데에 주력하는 경향이 강하죠. 작게는 소상공인부터 크게는 대기업이나 국가조차도 의외로 공통적으로 그러거든요. 기존의 인원들을 해고한다든지, 고객이나 직원에 대한 혜택을 줄인다든지 해서 쓸데없이 나가는 비용을 줄이려 한다든지. 사실 영국이 저렇게 면세쇼핑정책을 급거 폐기한 것도 그런 발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그 이전에 "브렉시트" 로 약칭되는 유럽연합(EU) 탈퇴도 회원국으로서의 분담금이 영국의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인식이 이전부터의 영국인들의 보편적인 정서인 영국인의 초연함(Albion's aloofness)와 맞물려서 별 반대없이 여론몰이로 발생한 것이었거든요. 그 결과 영국이 입는 손실은 매년 EU에 내는 분담금의 9배를 넘어서고 있고 G7 국가 중 유일하게 역성장이 예견되고 있어요.


즉 요약하자면 영국의 위기는 영국의 위기상황에서 흔히 쓰기 쉬운 방식이 전통적 정서와 맞물려서 아무런 의심없이 추진된 결과인 것이죠. 그것으로 다른 나라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무시하고. 그러니 결국 저게 자충수로 돌아온 거예요.

마드리갈

2023-02-22 17:29:03

2023년 2월 22일 업데이트


영국의 사치품 소매업체인 멀버리(Mulberry)가 영국 런던시내의 본드스트리트(Bond Street) 매장을 폐쇄할 것을 밝혔어요. 특히 멀버리 측에서는 자사가 관광객에 대한 면세쇼핑정책 폐지의 피해자로 있어왔다고 영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어요. 이미 작년인 2022년 11월부터 영국이 면세쇼핑정책을 폐지한 이래 런던이 상업적으로 가망없어질 것이라고 티에리 안드레타(Thierry Andretta) 대표가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요지부동이었다고 비판했는데 그 우려가 사실로 드러난 것이죠. 또한 영국 전체는 물론이고 특히 수도 런던이 경제회복의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고 영국이 다른 유럽국가들과 경쟁가능할 수 있게 면세쇼핑정책의 폐지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어요.

이전에 수입의 절반 가까이가 런던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의 면세쇼핑으로 충당되었던 멀버리의 실적이 크게 떨어졌어요. 2021년에는 142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이 2022년 들어서는 460만 달러의 영업손실로 이어졌으니까요.

멀버리 뿐만 아니라 런던의 유명 백화점인 해로즈(Harrods) 및 셀프리지스(Selfridges)에서도 면세쇼핑정책 폐지를 재검토하기를 촉구하고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Mulberry Slams “Unviable” London, Blames Tax For Bond Street Closure, 2023년 2월 13일 Forbes 기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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