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살아오면서 본 언어순화운동의 문제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적한 것으로는 중국어 제일주의, 무분별한 속어 유입, 사이시옷 남발, 아무도 쓰지 않을 괴상한 신조어 등의 것이 있습니다만, 아직 지적하지 않은 것으로는 띄어쓰기 중독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이야기를 좀 쓰겠습니다.
과거의 교과서에는 이게 굉장히 심각해서, 고유명사조차도 이렇게 표현해야 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국어교과서 편찬주체 중 "한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라는 가상의 대학이 있다고 하지요.
과거의 교과서 표지에서는 이렇게 썼습니다. "한국 대학교 국어 국문 학과" 라고. 즉 국어정서법에서 단어와 단어는 띄어쓰기를 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니까 이런 식으로 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경우에도 이것은 마찬가지라서, "고속도로" 도 "고속 도로" 로 쓴다든지, 성씨와 이름은 띄어쓰기를 해야 한다고 "이순신 장군" 을 "이 순신 장군" 으로 쓴다든지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띄어쓰기를 하지 말자는 말은 아닌데, 용어에 띄어쓰기가 많이 들어가 있으면 인식의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특정개념을 나타낼 신조어는 5음절 이내로, 띄어쓰기는 한번, 즉 전체 2어절 이내로 만들어야 효과적이고 그걸 넘으면 금방 잊혀지거나 혼선이 생기거나 아예 기억조차 되지 못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전에 다크웹은 지하웹으로, 글로브월은 의료용 분리벽으로? 제하로 쓴 글에 언급된 순화어가 과연 얼마나 널리 쓰이는지, 이미 답은 나와 있습니다. 단어를 옆으로 늘어쓰는 경향이 아주 짙은 유럽계 언어에서조차도, 의미 단위로 모아쓸 때에는 이를테면 최첨단을 의미하는 영어 어휘 중 "state-of-the-art" 를 하이픈(hyphen)을 이용하여 쓴다든지 해서 띄어쓰기 중독을 회피합니다. 하긴 언어순화랍시고 외국의 언어를 배격하는 그들이 이런 사례를 알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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