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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및 1990년대를 풍미했던 옛 유머들을 떠올려 보면, 시대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
자국 정치인을 풍자하는 유머에 잘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동시대의 외국 정상들이었습니다.
이를테면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1911-2004), 일본 수상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根康弘, 1918-2019), 소련 공산당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Михаил Горбачёв, 1931년생), 영국 수상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1925-2013), 프랑스 대통령 지스카르 데스탱(Giscard d'Estaing, 1926년생) 내지는 프랑수아 미테랑(Fran?ois Mitterrand, 1916-1996) 등이 잘 인용되었고, 독일, 캐나다, 호주 등의 수상은 워낙 존재감이 없어서 거의 언급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런 데에서 시대상이 엿보입니다.
신문의 대부분이 세로쓰기였다 보니 지금의 언어환경에서는 바로 이해되기 힘든 유머도 있었습니다.
그 일례가 과거 대구매일신문에 등장했던 유머 중의 하나.
"시골에서 소를 훔치던 도둑이 도시에 가더니 TV를 훔친다" 라는 것인데, 이것은 글자 "소" 를 뒤집으면 TV를 세로로 쓴 것같이 보인 데에서 나온 유머였습니다. 소든 TV든 고가의 물건이니까, 게다가 오늘날처럼 물산이 풍부한 시대도 아니었으니까 절도범죄의 타겟으로 잘 지목되었던 시대상이 보이기도 합니다.
유머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쓰였던 용어가 오늘날 사어가 되면서 맥락 없이는 이해가 불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사진관 사장이 진짜 사장" 이라는 말은 아마 거의 들어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사실 이 유머는 이미 30여년 전에 유년기를 보냈던 저의 그 당시에조차 아는 사람만 알고 나머지는 거의 모르는 유머가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유머를 알려면 과거에 사진관, 스튜디오 등을 가리킬 때 썼던 "사장(?場)" 이라는 단어의 존재를 알 것이 전제됩니다. 그걸 모르면 저 유머는 무슨 소리인지 모를 따름이지만, 알고 나면 "사장의 사장이니까 진짜 사장" 이라는 당대의 유머의 존재이유가 읽히게 됩니다.
이런 유머들을 다시금 회상해 보니, 시대의 흐름이라는 게 쌓이고 나니 정말 엄청나다는 게 보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유머는 앞으로 수십년 뒤에 어떻게 기억될지, 이것 또한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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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키
2020-05-19 21:53:30
드래곤볼의 한국어 번역판본중의 하나는 프리저가 "지금 개그콘서트 하시나요." 라고 조롱한다던지, 대표적으로 배지터가 "날 물로 보지마!"라고 소리친다던지 하는 부분 때문에 팬들에게는 실패작이자 컬트적인 유머 소재로 취급되고 있죠...
제 어릴때도 최불암 시리즈 같은건 거의 묻혀져가던 과거의 유산이었는데 요즘 애들에겐 최불암 시리즈는 고사하고 최불암이라는 사람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시대가 되었죠.
SiteOwner
2020-05-19 22:36:21
번역가가 당대의 유머를 집어 넣는 게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게 반드시 성공적이라는 보장은 없는 것입니다. 그 유머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효과도 못 내거나, 심지어 역효과가 나기도 하니까요. 역시 번역은 일단 충실해야 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다른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는 게 여기서도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최불암 시리즈, 정말 한때는 폭발적으로 유행했는데, 이제는 최불암이라는 배우는 의약품 광고나 향토요리기행 프로그램에 나오는 이외에는 딱히 두드러지지 않지요. 이런 데에서도 세월의 흐름이 진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