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주영상에서는 꽤 독특한 점이 보이고 있어요.
바로크오케스트라라는 이름답게 정격연주(Authentic Performance), 즉 악곡이 만들어진 시대의 악기의 진품 또는 동일 설계의 복제품을 사용하고 당시의 연주방법, 공연문화 등을 재현하는 연주 그 자체는 새롭지는 않아요. 하지만 보통 바로크 시대의 악기는 음색 자체는 섬세하지만 크고 강건한 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아서 대규모의 실황공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연주단체에 따라서는 별로 활력이 느껴지지 않는 연주를 선보이기도 해서 정격연주가 2류 연주자들의 그럴듯한 자기합리화로 보인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보니 정격연주도 얼마든지 이렇게 생기있고 멋지다는 점이 이렇게 증명되는 것이죠.
또 하나는 트럼펫의 형상.
말려 있어서 호른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음역, 음색 및 마우스피스의 형상에서 트럼펫임이 드러나고 있어요. 사실 트럼펫과 호른은 그 기원이 같은데다 스페인어에서는 트럼펫이 트롬페타(Trompeta), 호른이 트롬파(Trompa)로 어휘의 형태가 유사한 데에서 그 기원의 동일함이 엿보이기도 하죠. 그렇다 보니 이 영상은 저렇게 말린 관의 트럼펫이 연주에 사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귀중한 것.
연주자들 중에서 동양인이 꽤 많이 보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이점.
바이올린 연주자 중 남성은 일본의 테라카도 료(寺神戸亮, 1961년생), 여성은 토모에 바디아로바(Tomoe Badiarova)이고, 오보에 연주자는 아라이 고(荒井豪). 특히, 토모에 바디아로바는 테라카도 료의 제자이며 일본과 네덜란드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어요. 이렇게 사제가 같이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어요.
이렇게, 식후에 텔레만의 식탁음악을 듣고 있으니까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가 더욱 풍요롭고 활기차게 느껴지고 있어요.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6 |
2025-03-02 | 231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375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224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258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8
|
2020-02-20 | 3985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73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6055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660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176 | |
6102 |
7월에 또 일본에 다녀옵니다.2
|
2025-06-18 | 35 | |
6101 |
중국인 범죄조직이 조지아에 세운 난자채취장
|
2025-06-17 | 23 | |
6100 |
초합금 50주년 기념2
|
2025-06-16 | 37 | |
6099 |
대한항공의 3-4-3 이코노미석 도입안이 자초한 논란
|
2025-06-15 | 19 | |
6098 |
내란 프레임의 덫과 6.25 전쟁
|
2025-06-14 | 24 | |
6097 |
비오는 밤에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제23번
|
2025-06-13 | 26 | |
6096 |
"나니가스키(何が好き)?" 로 잘 알려진 그 노래
|
2025-06-12 | 32 | |
6095 |
대형마트 공휴일 강제휴무 법안이 지닌 3가지 맹점
|
2025-06-11 | 36 | |
6094 |
JR동일본의 블루트레인 부활2
|
2025-06-10 | 38 | |
6093 |
어떤 IT기업들의 인터페이스 개악 강박증2
|
2025-06-09 | 41 | |
6092 |
이른 열대야를 겪으며 몇 마디.2
|
2025-06-08 | 52 | |
6091 |
이제 좀 여름답네요2
|
2025-06-07 | 43 | |
6090 |
중국 축구의 문제점은 "중국" 그 자체일지도?2
|
2025-06-06 | 48 | |
6089 |
"치마벗고 사토시" 운운하며 웃고 떠들던 여학생들2
|
2025-06-05 | 50 | |
6088 |
2025년 6월 4일의 역사 2가지.6
|
2025-06-04 | 94 | |
6087 |
러시아는 이제 시베리아조차 안전하지 않다3
|
2025-06-03 | 69 | |
6086 |
"그래서, 누가 돈을 낼 것인가?" 를 생각해 보고 있어요
|
2025-06-02 | 54 | |
6085 |
입사한지 일주일이 되었는데 괜찮네요.2
|
2025-06-01 | 87 | |
6084 |
건강염려증까지는 아니지만...2
|
2025-05-31 | 63 | |
6083 |
오랜 담론이 아니라도 심술은 분명 있습니다2
|
2025-05-30 | 65 |
2 댓글
대왕고래
2020-05-10 03:26:50
식탁음악이면 식탁에서 듣는 음악일까요. 레스토랑을 가 본적은 없지만 레스토랑에 어울릴 거 같기도 하네요.
사실 식탁음악이라는 단어를 눈여겨보지 않았었는데, 그 때는 레스토랑보다는 뭐라고 해야하나, 느긋하게 몸 이완시키기 좋은 곡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곡조는 신나는데 전체적으로 몸이 이완되는, 마음이 평온해지는 좋은 기분이에요.
마드리갈
2020-05-10 22:12:44
서양음악이 중세에는 교회 위주로 발전했다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로 이행해서는 유럽 각지의 왕조, 귀족가문 등지에서 음악활동에의 투자가 성행하고 직업음악가가 탄생하면서 각종 행사를 위한 음악이 많이 만들어졌어요. 이렇게 텔레만의 식탁음악처럼 식사, 연회 등의 상황에서 연주되는 것도 있고, 행사의 배경음악으로서 연주되는 여흥곡(Divertimento, 디베르티멘토) 등도 있고, 무도회를 위한 각종 춤곡, 그리고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음악극인 오페라 등이 용도에 맞게 생겨나서 널리 사랑받게 되었어요.
식탁음악은 일상 속에서 기분좋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죠. 청아하고 편안하여 삶의 매순간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게다가 텔레만의 음악의 경쾌함은 현대에도 이어져야 할 아름다운 바로크 음악의 정수. 이 음악을 마음에 들어하신 점에 깊이 감사드려요. 역시 소개하길 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