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이든 내면이든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라면 더할바 없이 좋겠지요.
그런데 그게 쉽게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고, 외연과 내면을 모두 아름답게 갖춘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더럽고 냄새나는 등 주변 사람의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내면만은 아름다운 사람이오" 하고 호소해봤자 그게 통용될 리도 없는데다 그렇게 남을 이해시키는 데에 드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외연 가꾸기에 투자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낫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타고 난 외모를 완전히 바꾸는 것 또한 불가능하기에 그것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외연은 어느 정도 현실과 이상 사이의 타협점을 택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타협점이 누구에게나 최적의 답안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제 경우에는 눈빛이 날카롭고 표정이 냉소적인 편이라서 살짝 불량하게 보입니다. 모발까지 짧으면 인상이 상당히 나쁘게 보이는 편이라서 살짝 기르고, 헤어스타일 자체도 약한 바람에 살짝 흔들린 감각 정도로 유지하는 게 그나마 덜 불량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스포츠머리 내지는 삭발을 유지했던 고등학생 때까지나 군복무 기간 중에는 사람들이 무서워하기도 했습니다. 아무 주저도 없이 사람을 칼로 난자하거나 총을 꺼내서 탄창 하나를 다 비워 죽일만큼 독하게 보인다나요.
그런데 헤어스타일이 달라지니까 그나마 그만큼 무섭게 보진 않는 듯합니다. 게다가 저와 이야기해보면 의외로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고 안도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그렇게 평가가 달라진 것에 저는 자조적으로 "불량한 신사" 라고 자평하기도 합니다. 어차피 외모로 먹고 사는 사람도 아닌데다 종사분야에서는 인정받고 있어서 이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하기에 크게는 신경쓰지는 않지만...
그런데 사람에 따라 가치관이 천차만별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이왕 택일해야 한다면 불량한 신사보다는 선량한 사기꾼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일단 나중에 피해를 보긴 보더라도 첫 인상이 좋고 자신에게 친절하기만 하면 우선은 좋은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의외로 많은 것도 놀랐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그때는 인간관계를 버리면 된다는 말에 뭐라고 답할지를 잠시 잊기도 했습니다.
선량한 신사이면 가장 좋겠습니다만 그러기에는 한계가 있는 저로서는 그 차선으로 불량한 신사이고 싶습니다. 선량하든 불량하든 사기꾼은 되고 싶지 않군요.
이전에 쓴 글도 같이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일단 폭력부터 행사하는 어른 경험담 (2015년 7월 27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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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19-04-21 22:50:23
일단 문제가 생기는 게 문제인 거 같은데 말이죠.?
사기꾼이라는 걸 모르고 만난다면 모를까, 사기꾼인 걸 아는데도 선량한 사기꾼이 좋다는 건... 좀 성격이 이상한 거 아냐?싶은 느낌도 들고 그래요. 피해입는 걸 즐기는 것도 아니고...
SiteOwner
2019-04-22 20:03:59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일상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지요. 불량한 신사로 살아온 것이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최소한 사기꾼으로서 살지 않도록 삶의 기준이 유지되고 있고 또한 사기꾼을 배제해 온 효과도 있으니 만족하고 있습니다.
끝이 좋아야 진짜 좋은 것이라는 말을 다시금 되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