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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꿈이라지만...반대를 위한 반대를 본 꿈

마드리갈, 2018-06-07 10:59:00

조회 수
297

간밤에 꾼 꿈이 뭔가 괴이하기 짝없는데다 내용 또한 불쾌해서, 좀처럼 잊혀지지가 않네요.
이번에는 이 꿈 이야기를 해 볼까 싶어요.

꿈 속의 저는 패션잡지의 모델을 겸업하는 고교생으로, 이유는 모르겠지만 꿈 속의 이름이 유이였어요. 학과성적도 좋아서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지 진학가능한 상태에 있었어요. 평소의 생활에 문제삼을 만한 것도 없었고, 모범이 되면 되었지, 최소한 비난받는 생활을 하고 있지도 않았죠.

그러던 어느날, 담임교사가 저를 부르더니 교무실에서 진로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하네요.
이하는 그 대화록.

교사 - 유이, 넌 대학 진학하면 전공 뭐로 할 거냐?
유이 - 전부터 결정해 둔 거지만, 화학공학으로 하려구요.
교사 - 화학공학? 취업은 잘 되겠지만, 여자가 그런 거 하면, 결혼시장에서 찬밥이야. 기형아라도 낳으면 어떡하라고...
유이 - 네?
교사 - 생각을 좀 해봐라. 여자가 화학약품 같은 거 만지고 하면 좋을 게 뭐가 있냐고. 그리고 유이는 지금 모델 하는데 뭐가 아쉬워서...
유이 - 모델 일은 모델 일이고, 화학공학은 제 로망인데요. 그걸 양보할 생각은 없어요. 누가 뭐래도.
교사 - 뭐, 네 인생이니까 마음대로 하든지 말든지, 나중에 병신 되서 탓하지는 마라. 그나저나, 그 화학공학 뭐시기 해서 뭐하려고?
유이 - 합성석유에 대해서 보다 깊이 연구를 하고, 그렇게 해서 에너지 입국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교사 - 뭐? 합성석유? 푸하하하하하하하...여기 봐요, 석유를 합성한다, 여기 머리속이 꽃밭인 여고생 발견했습니다!!
(교무실의 다른 교사들이 폭소)
유이 - 선생님, 합성석유 제조방법은 이미 1913년에 나온 베르기우스 공법, 1925년에 나온 피셔-트롭쉬 공법 등도...
(순간 좌중이 갑자기 침묵)
교사 - 아, 그래...있다면 뭐...아무튼, 그럼 연구할 필요도 없네. 옛날 거잖아.
유이 - 그럼 뉴턴 물리학은 다 폐기해도 되네요. 선생님 말씀이면.
교사 - 시끄러, 말대답이나 하고...
(유이가 일어나려 하자 교사가 팔을 잡고 도로 자리에 앉힌다)
교사 - 어디 가? 어른이 말하면 들을 줄도 알아!!
유이 - 머리속이 꽃밭이라고 욕할 때는 언제인데 그러세요?
(교사들 중 일부가, 폭언에 대해서 사과하라고 요구)
교사 - 알았다. 미안. 그 말은 취소하마.
유이 - 네.
교사 - 이야기 계속하지. 그래서 그 합성석유인가 뭔가 해서 에너지 입국? 그게 무슨 소리? 재벌이라도 될 건가...?
유이 - 산업현장에서 대량 방출되는 일산화탄소, 대량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등을 석유제품으로 재생산해내는...
교사 - 아, 거기까지. 그런데 너 아니라도 연구할 곳 많지 않나? 연구가 안 되었으면 가치없는 거니까 그럴테고...
유이 - 선생님, 더 이상 대화를 이을 이유가 없는 것 같네요. 실례했습니다.

교무실을 빠져 나왔어요. 그리고 꿈이 깨었어요.


아무리 꿈 속의 상황이라지만, 이런 상황은 전혀 반갑지 않네요.
게다가 꿈의 영향인지, 점심식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식욕이 느껴지지 않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18-06-09 17:56:44

꿈에서 대체 어쩌다가 그런 막장 학교를 가신건가요. 이럴 때는 고양이 사진이라도 보면서 빨리 잊는 게 나은 거 같습니다.

저는 그런 꿈은 꾼 적이 없지만, 대신 현실과 비슷한데 현실같지 않은 곳에 간 적은 많아요. 현실같지 않다는 이유도 그렇게 생긴 곳을 가 본 적 없다는 것 뿐이지만... 예를 들자면 건물 속이나, 도로나, 아니면 기찻길이나 역, 이런 곳이네요. 그런데 이상하게 신기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뭔가 색채가 달랐다고 해야하나... 황금빛이 돌거나, 아님 아예 색이 바래거나 그런 느낌이었죠.

현실같은데 묘하게 신기한 느낌이 들기에, 꿈꾸는 것을 좋아해요. 자주 의지대로 꿀 수는 없어서 문제네요.

마드리갈

2018-06-09 18:07:39

그날은 정말 식사도 겨우 했을 정도로 떨떠름했죠.

비록 저 상황은 아니었지만, 실제로 겪은 상황 중에 저렇게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보니 그게 저의 관심사와 얽혀서 저런 꿈으로 나타난 게 아니었나 싶네요.


대왕고래님의 꿈에는 또 하나의 현실이 등장하는군요. 그것 또한 신기하네요. 플라잉 위치 애니에 나오는, 풍경을 수묵화로 만들어 버린 코와타 아카네의 마법이 생각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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