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어릴 때의 싸움을 떠올려 보면서 드는 생각

SiteOwner, 2015-08-24 23:36:37

조회 수
186

사람은 별별 이유로 싸운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 나이를 가리지 않는 터라 어려도 나이가 들어도 근본적인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도 그렇게 행동하게 되면 온갖 법적, 경제적 제약이 가해지니까 어릴 때처럼 누군가에게 욕을 하거나 소지품을 훼손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식의 직접적인 가해의 빈도는 크게 줄어들게 되기 마련입니다.


저는 싸우는 것을 싫어하는 터라 누구에게 먼저 싸움을 건 적은 없습니다.

대신, 가만히 있는 저에 대해 별별 이유를 대며 싸움을 거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죠. 전학온 아이니까 얼마나 센지 시험해 봐야겠다고, 키가 작으니까 힘도 약하고 만만할 것 같아서 등의 이유같지 않은 이유들로 싸움을 거는 경우가 줄이었고, 그때마다 저에게 여러 방법으로 혼난 아이들은 저를 비겁하다고 뒤에서 욕하기 바빴습니다.


중학생 때 일이었는데, 아침 조회 때 J군이라는 남학생이 시비를 건 적이 있습니다.

이유인즉, 1학년 때는 J군이 장신그룹, 제가 단신그룹에 속했는데, 2학년 때에는 상황이 바뀌어서 제가 학급 내 최장신이 되어 버렸길래 그게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아침부터 욕하고 시비를 걸고 그랬습니다.

저는 아주 운동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몸의 유연성만은 꽤 좋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이용하여 그 J군의 얼굴을 발로 차 버렸습니다. J군은 얼굴을 맞고 그대로 쓰러졌고, 그 다음부터는 J군에게 "불량품" 이라는 별명이 붙고 말았습니다.


그 사건 뒤로 중학교를 졸업하는 날까지 저에 대해서 더 이상 시비를 거는 학생은 나타나지 않게 되었지만, 그 당시에도,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떨떠름한 기분은 떨칠 수가 없습니다.

왜 그렇게 억지스러운 이유를 만들어서까지 타인에게 시비를 걸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역시 싸움을 싫어하더라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제압할 필살기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사이좋게 살더라도 인생 전체에 걸쳐 얼마 주어지지 않아서 부족하기만 한 그 어린 시절.

그런 시절에 누구에게 시비를 걸기 위해서 온갖 생각을 쥐어짜내는 것, 정말 큰 낭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15-08-27 01:04:37

그냥 자기가 잘 나야겠다, 누구 위에라도 서야지 나한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없을 거 같다-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 같지만(그거 말고는 감이 안 잡히니까요.), 그렇다면 어쨌든 남에게 함부로 대하는 게 싫어서 남을 함부로 대한다~는 말 밖에 안되니까요. 영 그렇네요.

SiteOwner

2015-08-27 23:21:38

그런 행동이 일견 현명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결국 자신의 존재를 타인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니 결국은 아주 어리석은 행동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항상 타인보다 우위에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니 결국은 그러한 괴롭힘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인과응보라고 하기 마련이지요.


자신이 남보다 나아 보이려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자신이 잘 되는 것.

남을 욕하고 괴롭혀서는 답이 없습니다.

Board Menu

목록

Page 1 / 314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

6
Lester 2025-03-02 424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470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302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21
마드리갈 2020-02-20 4120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142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151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746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271
6262

이탈리아, 페미사이드(Femicide)를 새로이 정의하다

5
  • new
마드리갈 2025-11-28 38
6261

국립국어원이 어쩐일로 사이시옷 폐지 복안을...

  • new
마드리갈 2025-11-27 18
6260

통계로 보는 일본의 곰 문제의 양상

  • new
마드리갈 2025-11-26 24
6259

마치부세(まちぶせ)라는 노래에 따라붙은 스토커 논란

  • new
SiteOwner 2025-11-25 28
6258

북한이 어떤 욕설을 해야 국내 진보세력은 분노할까

2
  • new
마드리갈 2025-11-24 33
6257

또 갑자기 아프네요

  • new
마드리갈 2025-11-23 31
6256

큐슈북부에서 눈에 띄는 여탐정 와카(女探偵わか)

5
  • file
  • new
SiteOwner 2025-11-22 114
6255

올해의 남은 날 40일, 겨우 평온을 되찾고 있습니다

  • new
SiteOwner 2025-11-21 39
6254

해난사고가 전원구조로 수습되어 천만다행이예요

  • new
마드리갈 2025-11-20 42
6253

반사이익을 바라는 나라에의 긍지

  • new
마드리갈 2025-11-19 48
6252

엉망진창 지스타 후일담

7
  • new
Lester 2025-11-18 121
6251

비준하지 못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어떻게 신뢰할지...

  • new
마드리갈 2025-11-17 50
6250

구글 검색설정이 겨우 원래대로 돌아왔네요

  • new
마드리갈 2025-11-16 51
6249

간단한 근황, 간단한 요약

4
  • new
Lester 2025-11-15 95
6248

원자력상선 무츠, 미래로의 마지막 출항

  • file
  • new
마드리갈 2025-11-14 54
6247

"라샤멘(羅紗緬)" 이란 어휘에 얽힌 기묘한 역사

  • new
마드리갈 2025-11-13 58
6246

공공연한 비밀이 많아지는 사회

  • new
마드리갈 2025-11-12 63
6245

다언어 사용이 노화가속 위험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 new
마드리갈 2025-11-11 65
6244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도 문자의 옥에 갇히려나...

  • new
마드리갈 2025-11-10 67
6243

소소한 행운과 만족

  • new
마드리갈 2025-11-09 70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