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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사회과학을 전공했어요. 그리고 특히 공부하는 분야는 경제학 분야에 가장 많이 치중되었고, 별로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지만 그때 공부했던 것은 적어도 해외여행 전에 환율을 보고 저렴하게 외화를 조달할만한 정도 그리고 투자활동을 통해서 생활비를 충당하고 저축액도 늘려가는 정도의 공헌도가 있어요. 이런 흔한 사회과학도 출신으로서 요즘 흔하지 않은 위기의식 하나가 생기고 있어요.
우선 이 기사를 공유해 볼께요.
'3차 외환위기' 조짐…재정적자 확대하며 가속페달 밟는 이재명 대통령, 2025년 12월 3일 조선일보 기사
물론 우리나라의 경제는 1997년의 1차 외환위기 당시는 물론 2008년의 2차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해도 현격히 커져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이건 명심해야 해요. 덩치가 커졌을 경우 넘어지면 그 자중(自重)에 의해 더 크게 다쳐 버린다는 것을. 사실 자중의 영단어가 꽤나 무섭기도 해요. 데드웨이트(Deadweight)라는 단어가 각종 교통수단의 자중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고, 국가의 지도층은 흔히 교통수단의 조종을 담당하는 역할로도 묘사되니까요.
그리고 이번의 위험신호는 1차 외환위기 때와도 2차 외환위기 때와도 질적으로 다른 것이 있어요.
1차 외환위기는 한미동맹을 중시한 미국 백악관의 외채만기연장 및 우리나라의 국채발행 성공으로 극복할 수 있었고, 2차 외환위기는 미국발 위기이긴 했지만 환율상승을 용인하는 유연한 전략 및 한미 통화스와프 덕분에 해결가능했어요. 하지만, 우려되는 3차 외환위기에서 미국이 이전과 같은 역할을 해 주기라는 기대는 더 이상 할 수 없어요. 이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실상 없어져 최소 15%의 관세율이 부과되고, 그것을 위한 대미 직접투자로 달러의 유출은 기정사실화되었어요. 사실 이것 말고도 진짜 큰 문제는 더 있어요. 일본의 장기금리 인상으로 인해 싼값으로 엔화를 빌려 고수익을 얻을만한 곳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의 청산이 본격화되면 시장에의 충격은 피할 수 없어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달러를 벌 여지는 줄어들고, 달러를 내야 할 여지만 이중삼중으로 늘어나게 되어요.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 유리하지 않나 싶겠지만, 그건 또 그렇지만도 않아요.
거시경제학에서의 미샬-러너 조건(Marshall-Lerner Condition)이라는 것이 있어요 간단히 말해서 자국통화가치의 하락이 무역수지의 개선에 기여하는 조건인데, 환율이 폭등해 버리면 우리나라처럼 각종 원료의 상당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는 국가는 기저부하(基底負荷, Base Load)가 매우 커져서 그 조건을 벗어나 버릴 수도 있어요. 원료뿐만이 아니라 전력생산을 위한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자원도 마찬가지. 게다가 탈원전이랍시고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줄인 탓에 그 기저부하는 겨울이 깊어가는 지금 늘면 늘지 줄어들 일은 당분간 없어요.
예상되는 위기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그보다 좋은 건 없겠지만, 이런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은 베스트 시나리오로 귀결될 확률보다는 그렇게 안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요. 하지만 지도층은 여기에 별로 고민하지 않는 듯. 문제가 생기고 나면 또 이전 시대의 모순 탓을 할 건가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이전 시대가 아닌데.
"빛의 혁명" 운운하는데, 그것까지 평할 능력은 안되니 라틴어 경구 하나를 인용해 볼께요.
Omni Luci est Umbra.
모든 빛에는 각각의 그림자가 있다는 이 말의 무게는 어땋게 되어도 괜찮을까요?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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