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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대참사로 인해 사고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겼던 1990년대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는 모 신문사의 공모전에 소설을 하나 낸 적이 있습니다. 낙선했는데다 지금은 그 원고조차 없어서 타이틀조차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내용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유치원생때부터 서바이벌 기술을 익히는 살벌한 시대의 일상을 담는.
그런데 요즘은 고교생 때인 그때 구상했던 그런 것들이 현실로 나타납니다.
국가도 내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니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여 각자도생한다는 보도를 보면서, 이런 시대는 오지 말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고 있기도 합니다.
문제의 기사는 이것.
“국가도 내 안전 못 지켜줘… SNS 보며 각자도생했다” (2022년 8월 13일 조선일보)
게다가 이번의 재난은 수도이자 최대도시인 서울의 도심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안이라서 이러한 경향을 불식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나도 멀기 그지없습니다. 사실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완공되기까지 짧아야 몇년 뒤의 시점인데다 완공시점까지 재난이 안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리고 결국 생존배낭, 각종 재난관련 서적 등의 방재상품이 시장에 대거 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개별적인 대응도 당연히 필요하다 보니 이것을 부정하거나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이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토목공사를 죄악시한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 짧게는 수년간 길게는 수십년간 이어져 온 세태를 볼 때 아예 사회시스템 자체를 불신해야 답이라는 결론이 고착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피할 길이 없습니다.
과연 이대로 가는 것이 좋을지.
그리고 이렇게 가면 사회시스템의 존재의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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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2-08-16 13:22:35
생존법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온전한 의미로서의 각자도생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래도 국가가 국민을 지켜야 할 당연한 도리를 지키지 못한다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건 별 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명색이 수도권이란 곳이 손쓸 수도 없는 허리케인이나 지진도 아니고 물난리로 고생한다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되네요. 특히나 신청사 주변이 침수됐다는 걸 보고 더더욱 할 말을 잃었습니다. 왜 이사갔을까요. 왜 약속했고 왜 실천했을까요. 인터넷에서 흔히 회자되는 '무능력한데 열심인 상사'에 열쇠마냥 딱딱 맞아떨어져 들어가는 것 같아서 더욱 암담합니다.
SiteOwner
2022-08-16 22:55:01
결국 이번 수해로 드러난 사회상은, 국가란 무엇이고 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간을 뒤흔드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전근대의 철학자인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가 말했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Bellum omnium contra omnes) 상태로 현대사회가 이행하는 것인지 우려가 안 될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공연하게 그리고 주저없이 살인을 선택하는 살인국가(Murder State)가 아닌 게 천만다행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