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iled.jpg (51.5KB)
- hermit.jpg (445.1KB)
- hermit.png (166.3KB)
일단은 실패작입니다. 처음에는 장기 번역 프로젝트에 지친 저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서 미국 드라마인 "세브란스: 단절(Severance)"의 시즌 1 포스터(참고)를 오마주할까 했습니다만, 원래 작게 그리는 스타일인데다 인물을 많이 그리려니까 아무리 펜그림이라고 해도 원근법이나 자잘한 실수가 너무 많이 생기더군요. 포토샵에서 고치면 되긴 합니다만, 그리는 도중에 '꼭 이런 주제로 그려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포기했습니다. (우하단의 주먹은 다음 그림을 위한 연습입니다.)
그래서 새로 그린 그림이 이것입니다. 우울할 때나 결단이 서지 않을 때 가끔 타로 카드 앱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 그게 생각이 나서 모바일 ChatGPT한테 "지금까지 너와 나눴던 대화를 바탕으로 나한테 어울리는 타로 카드가 뭔지 추천해 줄래?"라고 했더니 '은자(The Hermit, 위키백과 영문판)'를 추천하더군요. "창작 과정에서 깊이 파고드는 태도, 외부의 평가보다 스스로의 기준을 중시하는 성향, 때로는 고독이 힘이 되기도 하지만 짐이 되기도 하는 양면성" 등에서 저랑 연결된다는 이유라나요. 그런데 하나도 틀린 말이 없어서 좀 놀랐습니다.
아무튼 그런 까닭에 타로 카드 앱에 있는 1910년작 라이더-웨이트 덱 기준의 은자 카드를 제 식대로 그려봤습니다. 이대로도 은근히 괜찮아 보이지만, 등불 불빛의 집중선이 조금 과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포토샵으로 채색하는 과정에서 그럭저럭 손을 댔습니다. 변경점은 다음과 같네요.
- 살짝 왼쪽으로 몰려 있던 구도를 중앙으로 이동.
- 자라목처럼 앞으로 내민 듯한 고개를 뒤로 옮겨서 편안한 구도로 수정.
- 집중선 대신 채색을 이용해 광원을 표현.
3번째는 처음 도전하는 거라 도박이었어요. 특히 워낙 색채 센스가 없다보니 망토와 의상의 색깔에 대해 광원까지 고려해서 2가지 종류씩 선별해야 했거든요. 그렇다보니 망토는 단색이니까 그렇다쳐도, 안에 옷은 녹색 계통으로 일원화되어 밋밋해졌네요. 그래도 광원 효과를 그럭저럭 잘 표현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p.s.1. (시어하트님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죠죠의 허밋 퍼플을 염두에 두고 망토를 보라색으로 한 건 아닙니다. 원래 좋아하던 색은 초록색이었는데(그래서 제 캐릭터의 머리카락은 십중팔구 초록색이죠), 언젠가부터 보라색이 미치도록 끌려서 보라색으로 한 겁니다.
p.s.2. 이 글은 스틸이미지 분류상 1000번째 게시글이 되겠군요. (솔직히 사실 그걸 노리고 이번에 후다닥 그린 측면도 있습니다.) 실제 게시글 번호는 998이 마지막이라 하나가 비기에 글 번호는 999번에 그치겠지만, 그렇다고 업로드를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오랜만에 그림을 의욕적으로 그리는 계기가 되었다,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렵니다.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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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SiteOwner
2025-08-17 01:29:20
간만에 뜻깊은 그리고 상당히 좋은 기법을 시도하신 그림을 선보여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확실히 여러모로 보기 좋은데다 특히 등불의 불빛 묘사가 매우 인상적이고 따뜻하게 정감있어서 좋습니다. 특히 상당히 쓰기 어려운 색인 보라색과 녹색 계열의 색이 광원 덕분에 저렇게 다르게 보이는 점에 감탄했습니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답을 스스로 찾으신 점에 대해서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Lester
2025-08-17 23:46:22
여러모로 보기 좋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광원 부분은 브러시로 울퉁불퉁하게 표현할까 하다가 원형 공간 선택을 한 후 테두리만 긁어내서 완전 둥그렇게 됐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요. 보라색과 녹색은 일명 조커 조합(에반게리온 초호기 조합이라고도 불립니다만, 그 쪽은 정확히는 보라색과 형광연두색입니다)이라고도 불려서 잘못 쓰면 괴기스럽게 보일 수 있었는데, 적당히 탁하게 만들었던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네요.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드리갈
2025-08-21 22:11:01
오랜만에 그림을 그려서 소개해 주셨군요.
어둠을 밝히는 은자 캐릭터를 묘사하신 것에서 레스터님의 여러 면모를 투영하신 것과 어둠을 밝히는 현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잘 드러난 게 좋아요. 그리고 좋아하시지만 실제 사용이 매우 까다로운 보라색 계열을 중심으로 색채를 잘 사용해 주신 것이라든지, 광원을 저렇게 원형으로 표현하신 것 모두 좋은 시도예요.
저 또한 이 그림이 꽤 마음에 들어요. 잘 감상했어요.
Lester
2025-08-22 22:41:11
사실 색채도 광원도 제대로 표현된 건지 잘 모르겠어요. 광원은 등잔을 잡고 있는 손과 겹치다 보니 광원마저도 손으로 들고 있는 건 보이지 않을까 해서. 그래도 최소 2분께서 잘 표현됐다고 하신 걸 보면 제 기우였던 것 같네요.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