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망고주스를 싫어했어요.
뭔가 알러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끝맛이 뭔가,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될법한 맛이 났거든요.
그대로 뱉어버리고 울어버렸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끝맛이 이상하긴 한데 그래도 먹을만하다 싶어요.
어릴 적에는 또 순대를 싫어했어요.
잘 생각해보니까 순대 간이었나 허파였나 그걸 먹고는 또 엉엉 울었네요.
대학원 다닐 때 한살 어린 동기가 "형, 같이 순대 먹어요" 하길래, '한번 시도해볼까?' 해서 먹었는데 맛있더라고요.
여전히 허파는 못 먹지만, 간은 먹을 수 있어요. 퍽퍽하지만요.
탄산수는 처음 나올때부터 싫어했어요.
이건 무슨 밋밋한 게, 물에 탄산만 넣어두니까 무슨 맛으로 이걸 먹지? 싶더라고요.
대학원 때 딱 한번 입에 대고는 한동안 안 마셨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고향 내려갈 때, 어머니가 탄산수를 마시고 계시길래 한모금 얻어마셔 봤어요.
"이걸 무슨 맛으로 먹지?" 싶긴 했는데 이상하게 그 다음부터는 탄산수가 그닥 나쁘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애초에 탄산음료에서 당 성분이나 첨가물만 뺐다고 생각하면, 나쁘게 생각할 이유가 없었죠.
그래서 어제도 탄산수 마시고, 지금도 밥 먹으면서 탄산수 마시고 있네요.
나이 먹으면서, 시간 지나면서, 이런 것도 달라지는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