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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포닉 월드의 시마나가시(島流し)

마드리갈 2024.09.29 20:25:16
전근대사회의 일본에는 시마나가시(島流し)라고 불리는 유배형이 있었어요. 글자 그대로 섬으로 떠내려 보낸다는 유형(流刑)이고, 그 처분을 받는 사람은 유배된 그 섬에서 생을 마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어쩌다 아주 드물게 복권되어 유형생활이 끝나 자유의 몸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요.

폴리포닉 월드에도 시마나가시가 있어요. 아예 세계적으로 Shimanagashi라는 로마자 표기가 통할 정도죠. 유배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엑사일(Exile)이라는 영단어도 쓰이지만 소련의 강제수용소인 굴라그(ГУЛАГ/러시아어, Gulag/영어) 같은 것도 많이 쓰이는 것을 연상하시면 되어요. 폴리포닉 월드의 시마나가시의 기원은 현실세계와 동일하게 일본으로 다른 이동이나 경제활동은 허용되지만 정보기관의 감시가 따라붙고 거주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사실상의 연금상태(軟禁状態, House Arrest)인 점이 일반적인 유배와는 결정적으로 달라져 있어요. 그 대상은 각종 극단주의자나 폭력단 등의, 반사회적세력의 구성원이라든지 흉악범죄 경력이 있는 만기출소자 등이 되어요.

당연히 논란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일단 지켜지는 이유는 이렇게 되어요.
첫째는 인간이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 또한 원하지 않는 주민을 수용하지 않을 권리도 있다는 것. 대체로 이런 논리가 법제화된 국가에서는 조례로 특정 기피인물을 배제하는 자치체가 대다수면서 그런 규정이 없는 자치체가 소수 있어서 시마나가시가 사실상 실행되는 것이죠.
둘째는 재범이나 보복범죄의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범죄자의 인권 제한으로 범죄피해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의 인권이 보호되는 효과가 발생하니 선호되는 것이죠.


이런 제도는 과연 어떻게 보이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