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중국어 보급에 앞장섰던 국내언론이 유독 콰이콰이만 별로 언급하지 않았던 것은 확실히 이상합니다. 구글 기준으로는 2002년부터, 네이버 기준으로는 2000년부터 언급되고는 있습니다만, 인용빈도가 매우 낮은데다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도 않은 게 이미 저간의 관행으로 입증되어 있습니다. 저는 7년 전인 2017년에 THAAD (사드) 논란의 사고구조 3 - 중국식 사고방식 제하의 글에서 이미 중국식 사고방식에서 주목할 만한 속성으로서 "콰이콰이디" 라는 형태로 해당 어휘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만...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니까 이렇게 재야(在野)의 촌부(村夫)조차도 일찌감치 주목했던 이 어휘를 국내 최대언론조차 일찌기 인식범위 밖에 두고 있었던 것도 이상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리고, 상대를 제대로 모르는 채 싸움에 임하면 사실 자신의 역량을 잘 알고 있다는 상태에서도 승률은 잘해야 절반이고 그렇지 못하면 비극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디어 속의 비극은 공감하고 아름답게 여길 수 있는 여지라도 있습니다만, 현실의 비극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엔도 타츠야(遠藤達哉, 1980년생)의 만화 및 그에 기반한 동명의 애니인 스파이패밀리(SPY×FAMILY)의 캐릭터 실비아 셔우드(シルビア・シャーウッド/일본어, Silvia Sherwood/영어)가 나오는 인상적인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테러를 기획한 대학생들이 실행전에 발각되어 잡혀 오자 철없는 그들을 질타하는 내용입니다.
실비아 - 가족이 무너지는 건물 안에서 으깨진 거 목전에서 봤나? 사랑하는 사람이 박살나 그 살점이 벽에 들러붙은 건? 허기에 못 이겨 나무껍질을 갉아먹은 적은? 사람 고기를 솥에 삶아 본 적은? 도련님들.
그렇습니다.
상대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막연한 지레짐작으로 일을 벌이면 이런 꼴이 나는 것입니다.
그간 중국사랑 중국어사랑을 어필하며 중국어 보급에 힘썼던 국내언론의 작태도 이것과 다르지 않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그러한 노력도 매우 선택적이었는데다 심각히 편향되었고, 그러는 사이에 국내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나날이 현실과 동떨어진 채 관념 속의 중국에만 천착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썼던 글인 "한반도 천동설" 이라는 말의 충격에서처럼, 천동설에 비견될만큼 낙후된 대외인식이 그 대가를 치를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점이 어떤 경우에도 앞당겨지지 말라는 보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