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를 사려는 사람이 시장에 갔습니다. 그래서 우연히 적당해 보이는 나귀를 보자 이 나귀가 어떤 나귀인지 판단하려고 먼저 나귀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기로 주인과 미리 약속을 했습니다. 그 구매자는 나귀를 데리고 자기 집에 도착하자 그것을 다른 나귀들과 함께 있도록 자기 집 외양간에 집어넣었습니다. 새로 온 나귀는 한 번 주위를 둘러보더니 지체 없이 걸어가서 외양간에서 가장 게으르고 욕심 사나운 놈의 바로 옆자리를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인은 이 모습을 보자 즉시 그 나귀에게 굴레를 채우고 끌고 나와 다시 원 주인에게 돌려줬습니다. 원 주인은 나귀가 그렇게 빨리 돌아온 것을 보고 몹시 놀라서 말했습니다.
"저런, 형씨께서는 이 나귀를 벌써 시험해 보셨다는 말씀입니까?"
"더는 시험해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놈이 스스로 택하는 친구를 보면 어떤 짐승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하고 구매자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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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람을 쉽게 판단해서는 안되겠습니다마는 그래도 사람이든 짐승이든 자신과 맞는 쪽이랑 어울리기 마련이란 걸 생각하면 이 우화처럼 그 사람의 주변인을 보고 판단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요는 그 사람이 사귀는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단 것일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