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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비하에는 상하가 따로없는 세태

SiteOwner 2024.06.25 21:48:00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만, 군인 비하에는 이제는 상하가 따로 없습니다.
운동권들조차도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었던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이라도 상관이 없는가 봅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권대로 현직 장성들을 비하하기에 바쁘고, 어떤 스트리머는 군필자를 비하하지 않으면 죽을 병이라도 걸렸는지 이상한 영상을 제작했다가 역풍을 제대로 맞고 있습니다만, 그 어느 쪽이든 개선될 여지는 전혀 안 보입니다.

지난주인 6월 21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입법 청문회에서 온갖 추태를 보였습니다. 국방부의 전직 장차관이나 해병대 장성들에 대해서 10분 퇴장 명령을 반복해서 내린다든지 "한 발 들고 두 손 들고 서 있으라" 라는 모욕성 발언을 일삼거나 대통령실 내선 전화번호가 7070이라고 "천공천공" 운운하는 등 진지한 청문회의 목적은 이미 온데간데없고 비하 경쟁에만 열을 올리는 꼴이 되었습니다. 이 사태가 공개되어 역풍이 불고 있다고 하지만, 글쎄요. 진정으로 책임지는 사람들만큼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기사 2건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해병대원 청문회 증인들 "수사 중" 답변 거부...野 위원장 "10분간 퇴장" (2024년 6월 24일 조선일보)
해병대원 청문회 후폭풍… "조롱과 모욕, 코미디 본 듯" (2024년 6월 24일 조선일보)

그리고 이번에는 스트리머의 건.
언론보도를 하나 인용합니다.
'군인 조롱 논란' 138만 유튜버, 결국 사과... "깊이 생각 못했다" (2024년 6월 24일 조선일보)

코미디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이 공개한 영상(vimeo 바로가기)이 공분을 사자 이 영사을 공식채널에서 비공개처리하고 사과했다는데, 제대로 책임진 것인지는 의문스럽습니다. 저런 스트리밍이 돈이 꽤 되고, 비록 역효과가 났다지만 영상 도중에 특정기업의 안마기 광고도 들어간 이상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으니 그런 사과로 지불할 비용은 사과 1개 값도 안될 듯합니다.

두 사안 모두 여론이 모두 안 좋다지만 글쎄요. 그냥 여론만 안 좋겠지요. 군인 비하에는 상하가 따로없고 확실하게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까지도 완전히 똑같습니다. 또 여기서 과거 군대가 자행한 원죄 어쩌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수평적 정권교체가 가능해진지도 꽤 오래되는데 그러면 지금까지 뭐했냐고 반문해 드리고 싶습니다. 
군대가 제공하는 국가안보유지라는 서비스가 누군가의 향유를 배제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게 이런 면에서는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오늘이 6.25 전쟁 발발 74주년의 날이라서 그런지 여러모로 입안에 쓴 맛이 남습니다.

2017년에 쓴 글인 명진버스의 추억에 인용해 둔 찰스 M. 프로빈스(Charles M. Province)의 시 이것이 군인이다(It is the Soldier)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시 옮겨봅니다.

It is the Soldier, not the minister
Who has given us freedom of religion.

It is the Soldier, not the reporter
Who has given us freedom of the press.

It is the Soldier, not the poet
Who has given us freedom of speech.

It is the Soldier, not the campus organizer
Who has given us freedom to protest.

It is the Soldier, not the lawyer
Who has given us the right to a fair trial.

It is the Soldier, not the politician
Who has given us the right to vote.

It is the Soldier who salutes the flag,
Who serves beneath the flag,
And whose coffin is draped by the flag,
Who allows the protester to burn the flag.


그렇습니다. 운동권들이 데모를 할 자유도 시위자들이 국기를 불태우는 자유도 군인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인데, 그렇게 군인을 비하하는 자들은 대체 희생을 얼마나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6월 25일의 밤은 깊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