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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의미를 가진 이름의 오호츠크해

마드리갈 2024.03.04 13:33:43
오호츠크해(Охотское море) 하면 극한의 추운 저 먼 바다를 연상하게 되겠죠. 게다가 우리나라의 기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차갑고 습한 북동풍을 몰고 오는 오호츠크해 기단의 발원지이기도 하니까 멀면서도 가깝게 느껴질 것이고, 그래서 여러모로 인상이 복잡한 바다가 그 오호츠크해. 그런데 의외로 이 바다의 이름에 대해서는 무슨 뜻인지 아는 경우가 잘 없을 거예요.

세계에는 오호츠크라는 이름을 가진 지명이 2개국에 걸쳐 있어요. 그 중 원조는 러시아의 하바로프스크 지방(Хабаровский край) 북부의 해안도시인 오호츠크(Охотск). 한때 인구 9천명대였지만 현재는 4천명대로 퇴조해 있는 이 작은 마을은 1647년에 세묜 셸코프니코프(Семён Шелковников)라는 러시아인이 겨울을 나기 위한 시설 및 정착촌을 조성한 게 그 시초로 알려져 있어요. 그 이름의 유래는 근처를 흐르는 강인 오호타(Охота)로, 강을 의미하는 북방원주민인 에벤족의 언어의 단어가 러시아어에 수용되면서 사냥을 의미하는 러시아어 단어인 오호타로 왜곡되어 굳어졌어요. 오호츠크는 오호타 강변의 마을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졌으니까 즉 오호츠크해의 의미는 "강촌의 바다" 가 되어요. 강의 이름에서 유래한 바다라는 게 꽤나 소박하게 느껴지죠.

그리고 오호츠크라는 지명이 쓰이는 다른 한 국가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북동부해안이 오호츠크해에 맞닿는데다, 주소에는 쓰이지 않지만 북해도 내부를 행정의 편의상 나눈 14개의 종합진흥국(総合振興局)에 오호츠크 종합진흥국(オホーツク総合振興局, 공식사이트/일본어)이 있어요. 원래는 아바시리지청(網走支庁)이었다가 2010년 4월 1일을 기해 이렇게 붙여진 것으로 외국 지명에서 이름이 유래한 일본의 관청은 이것밖에 없어요.
게다가, 홋카이도의 주요 13개 하천 중 아바시리강(網走川), 토코로강(常呂川), 유베츠강(湧別川) 및 쇼코츠강(渚滑川)이 흐르고 각 하천변에 도시가 발달해 있으니 이 또한 강촌이라고 할 수 있겠죠. 러시아의 오리지널 오호츠크보다는 훨씬 크고 종합진흥국의 최대도시인 아바시리시는 인구가 35,000명에 육박하니까요. 또한 삿포로(札幌)-아바시리 구간에는 영업거리 374.5km의 특급열차 오호츠크가 1972년부터 운행을 시작하여 현재는 편도소요시간 5시간 30분 내외로 하루 4왕복 운행하고 있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