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자타"를 사람 이름으로 햇깔렸던 걸 말한 적이 있었네요(링크).
지금 생각하니 어원을 햇깔린 단어가 그것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사이비 종교라는 말을 그렇게 처음 들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생각했었네요.
"사이비? 어느나라 말이지? 혹시 영어인가?" 이렇게요.
그럴만도 한 게, 사이비, 사이코. 비슷해보이잖아요?
'사이비 종교는 이상한 거 가르치는 못된 종교라고 들었고, 이상한 거 가르치니까 사이코, 사이비, 사이비 종교구나!'
그 때의 저는 아마 이렇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실제로 사이비는 닮을 사(似) 말이을 이(而) 아닐 비(非) 세 글자로 이루어진, "닮았지만 아닌"이라는 의미를 가진 한자어죠.
종교와 닮았지만 종교라고 할 수 없는 것... 이런 의미의 단어가 "사이비 종교"인 거네요.
저건 어린 시절에 있었던 해프닝이라면, 이건 좀 최근에 있었던 일이네요.
전 직장이 제조업을 했었는데, 그래서 흔히들 "무슨무슨 제품 목업 만들어야 하니까, 모델링 파일 업체에 보내." 하는 식으로 지시가 내려오고는 했죠.
근데 저는 목업이라는 단어를 그 때 처음 들었어요.
그런데 이게 뭔지는 그 동안 일하면서 눈치껏 "샘플"하고 비슷한 의미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머리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죠.
'응? 목업은 왜 목업이지?'
'목업? 목? 나무?'
'그럼 나무로 한 작업이니까 목(木) 업(業)이네?'
'왜 나무로 한 작업이지? 아하, 아주 옛날에는 이런 샘플작업을 나무 깎아서 만들었겠네, 그래서 목(木) 업(業)이구나.'
나중에서야 깨달았는데... 이 목업은 영단어였어요.
mock-up. mock이라는 단어는 '모의의'라는 의미의 형용사이기도 하네요. 여기서 유래한 단어가 mock-up.
의미는 모형, 시제품이라는 의미에요. 실제로도 저 의미로 흔히 쓰이죠.
이걸 거의 30 가까이 먹고 나서야 알았네요. 하긴 저걸 직장에서 처음 들었으니...
일단 기억나는 건 이 정도네요. 이상하게 저는 단어의 의미를 이상하게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네요.
다른 한자어 같은 영어, 영어 같은 한자어는 또 뭐가 있을까요, 저는 또 어떤 단어를 착각하게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