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체포 즉시 처형당할 것이 무서워서 숨어다녔을 공포까진 이해하겠습니다만 그렇다고 '정당화'되는 건 아니죠. 애초에 최대한 빨리 자수해서 광명과 마음의 평안을 얻었으면 될 것을 운에 맡기고 숨어다닌 것 자체가 괘씸한 짓이니까요. 실제로 본문에서 언급하셨듯이 적군파 잔당들은 아직도 본인의 행운을 믿고서 계속 잠적중이니. 아니, 애초에 나쁜 짓을 하지 않으면 된다는 훌륭한 논파법이 있네요.

근래에 모 건으로 누군가와 짧게 벌였던 논쟁도 그렇지만, 저는 주제에 상관없이 상황을 무마하려고 드는 거짓말이 가장 싫습니다. 물론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직설적으로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세상이 좋으냐는 냉소나 필요악적인 하얀 거짓말 등의 반박이 있긴 합니다만, 그나마 이 둘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의도가 선하기라도 하죠. 제가 지적하는 거짓말은 '명백히 남을 속이려는' 경우입니다. 그 논쟁을 복기하면 복기할수록 전문가 행세나 연공서열 등 논리적 오류가 눈에 띄어서 화가 나니 더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타인을 죽일 때는 그렇게 당당하게 대의명분을 내세우면서 정작 그들이 죽게 되니 저렇게 도망자로...

참 편리한 사고방식이죠. 그 일본적군 잔당들은 그 편리한 사고방식의 대가로 인생을 낭비하면서도 헛된 요행을 바라고 있지만, 그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그들에게 남은 시간도 별로 없고 우호적인 여론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있었어요.

저 7명의 지명수배자 중 반도 쿠니오와 다이도지 아야코는 알제리로 도주한 이후 세계 각지를 전전하고 있고, 시게노부 후사코가 체포되고 나서 일본적군의 해체를 선언하자 2001년에 남미 모처에서 일본적군해산선언반대선언을 한 이후로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있어요. 그나마 시게노부 후사코는 덜 미쳤을지도 몰라요. 최소한 시게노부는 자신의 노선이 틀렸다고 인정은 했으니...

레스터님께서 말씀하신 유형의 그런 인물 또한 일본적군과 아주 비슷한 사고방식을 지녔어요. 자신에게 유리하다 싶으면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 끌어대서 판을 어지럽히고, 자신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권위주의적이거나 폭력적인 행태를 보이는 등 편리한 사고방식에 기반한 행태를 보이죠. 그런데 그래봤자예요. 그런 사람들은 결국 정작 중요한 데에서는 무능하면서 자기 욕심 챙기는 데에는 아주 유능하거든요.

예전에 특허청에 갔을 때 누가 그러더라구요. 영구기관에 대해 출원했는데 바로 각하되어서 화난다고. 언젠가는 영구기관이 실현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돈을 조 단위도 우습고 경 단위로 벌 수 있는데 좋은 기회를 특허청이 스스로 발로 찬다고. 이미 2014년에 쓴 글인 영구기관 속 주판알에도 그런 행태가 묘사되어 있어요.

2021년 5월 31일 업데이트

일본적군 지명수배자 7명 중 오카모토 코조(岡本公三, 1947년생)의 근황이 확실하게 알려져 있어요.

오카모토 코조는 1972년 5월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로드공항 총기난사사건의 범인 3명 중 유일한 생존자로 체포된 후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었으나 이후 종신형으로 감형 후 복역하다 1985년 8월에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과 이스라엘간의 포로교환협정으로 석방된 뒤에 리비아 및 시리아를 경유하여 레바논에 입국했어요. 그 뒤에 1997년에 레바논에서 검거되어 3년간 금고형에 처해진 뒤에 레바논에 망명한 그는 PFLP 등의 각종 테러조직의 비호하에 레바논에서 생활하며 2002년, 2003년, 2010년, 2016년 및 2017년에 간혹 모습을 드러내었고 2022년이 되어서는 테러 50주년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어요. 하단에 소개된 기사에 나온 사진과 경시청의 몽타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드러나고 있어요.

관련보도를 둘 소개할께요.

岡本容疑者、公の場に姿　空港乱射５０年で集会―レバノン

(오카모토 용의자, 공연히 나타남 공항난사 50년 집회 - 레바논, 2022년 5월 31일 지지통신 기사, 일본어)

国際手配中の日本赤軍(국제수배중인 일본적군, 경시청 페이지, 일본어)

2022년 6월 3일 업데이트

나카무라 이타루(中村格, 1963년생) 경찰청장관은 일본적군이 실제로 해체된 건 아니고 테러조직으로서의 위험성 또한 없어졌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어요. 즉 시게노부 후사코가 2000년에 체포된 후 2001년에 일본적군 해산을 표명한 것은 외형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여전히 7명의 핵심조직원 중 근황이 확실히 알려진 오카모토 코조 및 불분명한 6명을 검거할 일이 남아 있고, 그들을 추종하는 일본내 신좌익세력이 상당히 세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잔존해 있다 보니 여전히 경계가 요구되고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日本赤軍「解散は形だけ」　警察庁長官

(일본적군 "해산은 외형뿐" 경찰청장관, 2022년 6월 2일 산케이신문 기사, 일본어)

2022년 10월 13일 업데이트

아베 신조 전 일본수상을 살해한 야마가미 테츠야 용의자를 영웅시하는듯한 영화가 만들어져 50분 길이의 특별판이 이미 8월 하순에 공개되었고 완성판이 일본전국의 영화관에서 11월에 공개될 예정에 있어요. 이 영화 REVOLUTION+1는 일본적군의 구성원이었던 아다치 마사오(足立正生, 1939년생)가 만든 것으로 당초에는 13개 영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테러를 용인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어요. 감독은 야마가미 용의자가 왜 그렇게 하도록 내몰렸는가를 그린 영화이지 영웅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그 진의는 의심될 수밖에 없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安倍氏銃撃事件モデルの映画、物議呼ぶ「上映妨害は問題」「制作側にも慎重さが必要」映画館で11月公開予定

(아베씨 총격사건을 모델로 한 영화 물의를 부르다 "상영방해는 문제" "제작측도 신중함이 필요" 영화관에서 11월 공개예정, 2022년 10월 11일 분슌온라인 기사, 일본어)

2023년 1월 17일 업데이트

길라드 코헨(Gilad Cohen, 1967년생) 주일이스라엘대사가 2022년 5월 28일에 만기출소한 일본적군의 최고 간부 시게노부 후사코(重信房子, 1945년생)가 마이니치신문의 취재에서 발언한 내용에 대해서 "테러미화" 및 "반유태주의" 라고 지적했어요. 시게노부 후사코의 일본적군이 1972년 텔아비브 공항에서 총기난사사건을 일으켜 1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사건을 "휴머니즘" 운운하며 마치 좋은 일을 한 것처럼 미화한 것은 경악스러운 것이고, 또한 그 사건의 희생자 중 아론 카치르(Aharon Katzir, 1914-1972)가 생화학무기의 개발자라서 죽이는 게 정당했다는 주장도 완전히 거짓말이라고도 밝혔어요. 사실 아론 카치르는 이스라엘의 바이오폴리머(Biopolymer) 분야의 전기화학(Electrochemistry) 분야의 개척자였으니 그에 대해서 거짓말을 한 것은 물론이고 설령 생화학무기의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그런 무차별 테러에 희생되어 마땅한 이유 따위는 전혀 없으니까요. 또한 세계가 유태인 자본에 휘둘린다느니 유태인 자본과 싸워야 한다는 레토릭도 위험한 게, 그것 또한 나치독일의 논리와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코헨 대사는 이스라엘도 일본도 민주주의국가이고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그런 인물을 유명인 취급하는 것은 어떤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어요. 그런 일본적군은 온전히 테러집단이고 광인집단일 뿐 미화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니까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テロを美化」　駐日イスラエル大使、重信房子氏に反論

2023년 11월 9일 업데이트

일본적군의 구성원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던 극좌테러리스트 와코 하루오(和光晴生, 1948-2023)가 오사카의료형무소(大阪医療刑務所)에서 병사했어요. 그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프랑스대사관 및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 대사 등을 인질로 잡은 것은 물론 경찰관 등에 총격을 가해 중상을 입힌 후 1997년에 레바논에서 잡혀 일본으로 송환된 이후 재판을 받아 2009년에 무기징역이 확정되었어요. 

토쿠시마형무소(徳島刑務所)에서 복역중이었던 그는 8월에 헤르니아 수술을 이유로 오사카의료형무소로 옮겨 검사 등을 받았지만 11월 4일에 사망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日本赤軍の元メンバー 和光晴生受刑者 服役中の刑務所で死去

(일본적군의 전 구성원 와코 하루오 수형자 복역중의 형무소에서 사망, 2023년 11월 6일 NHK 기사, 일본어) 

2024년 1월 29일 업데이트

1970년대의 연속 기업폭파사건에 관여했던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東アジア反日武装戦線)의 구성원으로 지명수배를 받았던 키리시마 사토시(桐島聡, 1954년생)를 자칭하는 남성이 일본 카나가와현 카마쿠라시(神奈川県鎌倉市)의 병원에서 위암으로 병사했어요. 그가 정말 키리시마 사토시인지는 DNA감정에 의한 본인확인 및 경시청 공안부의 폭발물단속법 위반용의에 따른 서류송검 등이 남아 있어요.

히로시마현(広島県) 출신인 그는 메이지학원대학(明治学院大学) 진학후 대학 내의 동료와 "사소리(さそり, 전갈)" 이라는 그룹을 결성해서 유명기업을 노려 폭탄테러를 자행하고 이후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활동에도 참가했어요. 그리고 1975년 4월에 도쿄 긴자(東京・銀座)에서 일어난 한국산업경제연구소(韓国産業経済研究所) 폭파사건 관여혐의로 1975년 5월부터 지명수배되었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어요.

문제의 자칭 키리시마 사토시는 우치다 히로시(内田洋)라는 가명을 써 온 채로 카나가와현 후지사와시(藤沢市)의 건설회사에서 숙식을 같이 하며 일해 왔고 카마쿠라시의 병원에 입원할 때도 그 이름을 썼지만 "마지막은 본명으로 맞이하고 싶다(最期は本名で迎えたい)" 라고 말하며 본명이 키리시마 사토시라는 것을 밝혔어요. 이것에 대해 경시청 공안부가 1월 25일에 사정청취를 실시했어요.

문제의 키리시마 사토시와 같이 활동했던 테러범에는 같은 조직의 구성원으로 일본적군에 가담하였고 현재도 도망중인 사사키 노리오(佐々木規夫, 1948년생) 및 다이도지 아야코(大道寺あや子, 1948년생)도 포함되어 있어요. 이렇게 일본적군의 잔영은 반세기 넘게 드리워져 있고 여전히 암약중인 것이 드러나 있어요.

관련보도를 셋 소개할께요.

「あの桐島聡なのか」元公安幹部衝撃　逃亡半世紀、本人打ち明け

("그 키리시마인건가" 전 공안부 간부 충격 도망 반세기, 본인임을 밝힘, 2024년 1월 26일 마이니치신문 기사, 일본어)

「内田洋」で数十年住み込み　偽名か、桐島容疑者名乗る男―連続企業爆破で指名手配・警視庁

("우치다 히로시" 로 수십년간 기숙 가명인가, 키리시마 용의자를 자칭하는 남성 - 연속기업폭파로 지명수배-경시청, 2024년 1월 28일 지지통신 기사, 일본어)

桐島容疑者名乗る男が死亡　直前に「本名」告白―７０年代連続企業爆破・警視庁

(키리시마 용의자를 자칭하는 남성이 사망 직전에 본명고백 - 70년대 연속 기업폭파-경시청, 2024년 1월 29일 지지통신 기사, 일본어)

2024년 4월 4일 업데이트

사망 직전에 자신이 극좌테러조직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東アジア反日武装戦線)의 구성원인 키리시마 사토시(桐島聡, 1954-2024)라고 밝혔던 남성인 자칭 우치다 히로시(内田洋)가 DNA 감정 결과 그의 발언대로 지명수배대상이었던 키리시마 사토시 본인이 맞다는 것이 확인되었어요. 1월 29일에 카나가와현내의 병원에서 사망한 그에 대해서는 폭발물단속벌칙 위반 및 살인미수 혐의에 의한 서류송검이 실시되었어요.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의 멤버로서 유일하게 경찰에 잡히지 않고 40여년간 도주했던 그는 일용직 노동자로서 토목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살고 있었고 운전면허증도 건강보험증도 휴대전화도 없어서 사실상 행방이 묘연했다가 말기암을 앓아 여명이 거의 남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신원을 병원측에 밝히면서 그의 지난 삶의 궤적이 알려졌어요.

그는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일본적군의 관련단체인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은 현재도 여전히 일본내의 신좌익 극좌테러리즘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다 장기간에 걸친 도피에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도 높기에 그와 주변인에 대한 조사는 앞으로도 계속 이루어질 거예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桐島聡容疑者と特定、DNA型鑑定で　指名手配犯を名乗り死亡の男性

(키리시마 사토시 용의자로 특정, DNA 감정결과로 지명수배범을 자칭한 사망 남성, 2024년 2월 28일 BBC NEWS JAPAN 기사, 일본어)

2024년 4월 29일 업데이트

일본의 극좌 과격파 테러조직으로 여러 폭발사건을 일으켰던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東アジア反日武装戦線)의 구성원 키리시마 사토시(桐島聡, 1954-2024)에 대해 용의자 본인의 사망이 확인됨에 따라 도쿄지방검찰청이 불기소처분을 내렸어요. 이미 2024년 1월 29일에 병원에서 위암으로 사망한 그의 신원이 확정된 이상 그에 대한 기소는 의미가 없어졌어요. 하지만 그와 주변인에 대한 조사까지 일거에 중단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桐島容疑者を不起訴　連続企業爆破―東京地検

(키리시마 용의자를 불기소 연속기업폭파 - 도쿄지검, 2024년 3월 21일 지지통신 기사,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