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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다" 와 "잘못됐다" 개념의 혼동에 대해

마드리갈, 2020-06-24 17:03:25

조회 수
206

생활의 여러 단면에서 이상할 정도로 혼동되는 개념이 있죠.
그 중 "지나치다" 와 "잘못됐다" 개념에 대해서는 과연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무시하는 것인지 분간할 길이 없지만요.

예를 들어 이런 것.
만일 평가대상이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이 일관되게 가능한 것이라면 분명 이건 "지나치다" 의 개념을 그냥 사용해도 되겠죠.
그러니까 도로에서 자동차가 달릴 때 최저속도 미만인 경우, 최저속도에서 최고속도 범위내에서 달리는 경우, 최고속도를 초과하는 경우라면 이것은 속도라는 개념 하나로 구간에 따라 "모자라다/적절하다/지나치다" 를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판단해야 할 것은 해당 속도가 어느 구간에 있는가일 따름이죠. 적절구간 이외에는 "잘못됐다" 라고 말할 수 있고, "지나치다" 는 "잘못됐다" 의 부분집합이 되는 것.

그런데 이런 경우가 있어요.
위의 속도별 구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자동차가 정당한 권한없이 활주로에 진입해서 달리고 있고, 그 활주로에서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려 하고 있어요.
이 경우에 자동차가 활주로 위를 300km/h로 달린다면, 이 상황은 과속일까요?
대부분의 경우, 과속이고 뭐고 논하기 이전에, "애초에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활주로에 왜 권한없이 진입해?" 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게 당연하겠죠. 활주로는 비행기의 이착륙을 위한 공간이니 처음부터 문제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고, 따라서 300km/h로 달리든 말든 과속 운운할 여지조차 없는 것이죠. 이 경우에는 "지나치다" 와 "잘못됐다" 는 아예 별개의 사안.

현실은 어떨까요?
위의 사례 중 두번째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는 것에 대해서 혼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혼동의 결과를 비난하더라도 그 혼동 자체를 비판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죠.
이런 경우를 보죠. 아동학대의 경우 "훈육이 지나쳐" 라든지,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 등에서 "사랑이나 집착이 지나쳐" 라든지 하는 것들. 애초에 처음부터 잘못된 방법이 현실 속에서 나쁜 결과를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처음부터 잘못됐다" 라는 것은 온데간데없고, 그 문제가 "지나치다" 의 영역으로 환원되었다는 것이 보여요. 그리고 이에 대한 비판이 없이 결과만을 놓고 비난하기 마련이죠.
그러면, 과연 위에서 말한 폭력이 정도만 낮추면 적절하니까 허용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도출가능해요. "잘못됐다" 라는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으면, "지나치지 않으니까 괜찮다" 라는, 논리적으로는 정합성이 담보되지만 동의할 수는 없는 문제가 발생하기 나름이예요.

여러 사건 속에 숨어있는 이런 함정, 역시 가볍게 봐서는 안될 거예요.
마드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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