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식 유머 관련으로 간단히 몇 가지

마드리갈, 2020-04-23 20:04:14

조회 수
185

러시아식 유머는 참으로 재미있어요.
주어와 목적어를 뒤바꿔 놓았을 뿐인데, 그게 또 의외로 말이 되는데다 어떤 경우에는 그 러시아식 유머가 굉장히 깊은 함의를 전달해 주기도 해서 러시아식 유머에는 특유의 묘미가 있어요. 때로는 섬찟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간단하게 예시를 들자면, 이런 것.
"사람이 개를 산책시킨다" 라는 문장을 "개가 사람을 산책시킨다" 라고 바꿔 쓸 수 있어요.
분명 개가 사람을 산책시킬 수는 없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운동부족인 사람이 개를 산책시키다가 자기도 결국 운동을 하게 되니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는 것.

창작물에서 등장하는 인상깊은 러시아식 유머 중에는 이런 게 있어요.
WORKING!!에서 호신술 강사이자 주당인 타카나시 코즈에가 와그나리아 안에서 마시바 요헤이를 발견하자 대시하면서 하는 말이 "교제를 전제로 결혼해줘!!" 였어요.
어제 인터넷에서 본 것으로는, 조선일보 만물상에 인용된 "지방이 김정은에 체류중" 이라는 것.
누가 만든 건지는 몰라도, 정말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역시 러시아식 유머 덕분에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게 되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마키

2020-04-24 20:45:58

러시아식 유머 하니 좀 섬뜩하긴 하지만 체르노빌 산 버섯을 판다는 노파에게 그런걸 누가 사가긴 하냐고 묻자 "많지. 시부모나 직장 상사 주려고들 사가지" 라고 답한다던지, 체르노빌 원전 사고 수습 중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온 로봇들은 몇분만에 고장났지만 소련제 로봇은 1시간이 넘게 작업중이라 다들 감탄하는데 이어지는 작업반장의 말이 "이반! 이제 휴식해도 좋네!" (=일명 바이오 로봇. 즉 인간에 의한 수작업...) 라던지 그런 것들이 생각나네요.

마드리갈

2020-04-25 00:46:49

역시 인명경시풍조가 만연한데다 개선의 노력조차 안 보이는 러시아의 현실이 그렇게 묻어나오네요.

그래서 갑자기 한기가 싹 들어서 졸리던 기운마저 싹 가셨어요.


게다가, 러시아어 특유의 구조에서 비롯되는 기묘한 러시아식 유머가 실제로 구현된 적도 있었어요. 보리스 넴초프(Борис Немцов, 1959-2015)가 모스크바 시내에서 피살되었는데, 분명 유명 정치인이 피살된 대형사건인데도 불구하고 사건 다음날 그 현장은 모스크바 시 당국이 깨끗하게 물청소를 해 버렸어요. 그렇게 사건현장은 완전히 치워졌어요. 이게 암살이자 증거인멸이라는 것은 명백하지만, 물적증거는 이미 없어졌으니 말할 수가 없어요. "러시아에서는 대통령이 당신을 암살합니다!!" 라는 러시아식 유머가 정말 무섭게 느껴지고 있기도 해요.

Board Menu

목록

Page 1 / 31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

6
Lester 2025-03-02 373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454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284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21
마드리갈 2020-02-20 4096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129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132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728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246
6237

기존의 어휘 구부리기 - "유명세" 의 경우

  • new
마드리갈 2025-11-03 16
6236

2025년 각국 프로야구도 West Side Story

  • new
SiteOwner 2025-11-02 11
6235

야마노테선(山手線), 순환선 영업 100주년을 맞다

  • file
  • new
SiteOwner 2025-11-01 16
6234

그럼, 아리랑과 애국가는 미터법으로 개사하지 않나요?

  • new
SiteOwner 2025-10-31 18
6233

[이미지 없음] 카고시마수족관에서도 뱀을 봤어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30 25
6232

주권국가와 테러조직의 화해라는 헛소리에의 중독

  • new
마드리갈 2025-10-29 30
6231

여행박사, 11월 24일부로 사이트영업 종료

  • new
마드리갈 2025-10-28 36
6230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어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27 61
6229

근황과 망상

7
  • new
Lester 2025-10-25 127
6228

오늘부터는 여행중입니다

2
  • new
SiteOwner 2025-10-22 47
6227

인생의 따뜻한 응원가 "웃거나 구르거나(笑ったり転んだり)"

  • new
마드리갈 2025-10-21 43
6226

말과 글에 이어 태극기도 중국우선주의에 밀린다

2
  • new
마드리갈 2025-10-20 49
6225

포럼활동에서 한계를 느낄 때도 있어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19 50
6224

Windows 10 지원연장은 되었지만....

2
  • new
마드리갈 2025-10-18 54
6223

스스로 생각하고 찾기

2
  • new
SiteOwner 2025-10-17 59
6222

부동산정책에서 실패하고 싶다는데 어쩌겠습니까

2
  • new
SiteOwner 2025-10-16 63
6221

러시아의 잠수함 노보로시스크의 수상한 행적

2
  • file
  • new
마드리갈 2025-10-15 65
6220

국내 정치상황이 일본에 종속되지 않으면 큰일날까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14 68
6219

학구열이나 내집 마련의 꿈이 탐욕으로 매도당한다면

2
  • new
마드리갈 2025-10-13 70
6218

10월 중순에 이렇게 연일 비가...

2
  • new
마드리갈 2025-10-12 73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