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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세계관 최강자가 되었던 사연 이야기

SiteOwner, 2019-12-16 20:10:34

조회 수
190

제목의 유래는 기성 창작물은 아니고 대학생이었을 때의 저의 경험담을 요즘의 라이트노벨이나 코믹스의 작명방식으로 재구성한 것임을 모두에 밝혀 둡니다.

어떤 여학생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선배는 정말 무서울 것, 두려울 게 없겠다고. 그래서 부럽다고.
무슨 소리인가 반문하니, 이유를 줄줄 늘어놓습니다.
남성, 영남권 출신, 이과, 큰 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기득권이 가져야 할 것을 다 가진 권력자인데 어찌 안 부러울 수가 있겠냐고. 자신은 여학생인데다 영남권 출신도 아니고 키도 작고 그래서 영원히 소수일 수밖에 없는 불리한 인생인데, 선배처럼 그렇게 태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고 있는 소리 없는 소리를 다 하는데...

일단 그 여학생이 말한 대로, 저는 남성이자 영남권 출신이고 이과생에 키가 큰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권력자라는 이유는 전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설령 예의 속성을 모두 갖춘 권력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속성을 갖고 있어서 권력자가 아니라 그 권력자에게 우연히 그 속성이 모여 있었을 따름이니 그 여학생의 논리는 틀린 것이 명백합니다.
그래서, 저는 즉좌에서 그 여학생의 발언을 물리쳤습니다.
"그거 헛소리. 그리고 그런 발언은 앞으로는 안 했으면 좋겠는데. 사람은 그 사람 자체로 판단되는 것이지, 백그라운드로 판단하는 거 아니다."

얼마 뒤에 그 여학생이 정도가 더 심한 발언을 했습니다(지역감정과 얽힌 크고 작은 이야기 참조).
저의 출신지는 영남권. 그 중에서도 흔히 정치권에서 TK로 약칭되는 대구경북권.
그 여학생은 대구경북권 쪽이 여성차별이 심하지 않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헛소리냐고 물어보니 그냥 그런 거 아니냐고 하면서 대구경북권 출신 같으면 전의 그 질문에 화를 내거나 폭력을 휘둘렀을텐데 말로만 하고 그쳤다고.
또 똑같은 오류를 범하길래 지적을 해줬더니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제 주민등록증을 보여줬습니다. 그렇게 비난하는 그 대구경북권 출신이 맞다고.
그러면 앞으로는 그 고정관념처럼 차별대우를 해 주겠다고 선언하고 실천했습니다. 마주칠 때마다 의도적으로 무시한다든지 등으로.
그 여학생은, 이렇게 고정관념대로 대우받으니 기분좋냐는 제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 여학생 덕분에 순간 세계관 최강자가 되기도 했고, 출신지를 부정당하기도 했고, 그리고 그 고정관념에 부합해 주기도 했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0-03-30 00:11:57

편견이 맞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많죠. 저도 그런 게 있을거에요.

근데 이건... 너무 심한 정도네요. 편견을 넘어 신념이 되었고 신념을 넘어 광신이 된 수준...

반면교사로 삼기 딱 좋은 케이스네요.

SiteOwner

2020-03-31 22:15:24

벌써 20여년 전의 이야기지만, 역시 지독한 편견이라고밖에 결론을 못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편견의 결과는 보시다시피 해피엔딩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 여학생같은 사람들이 그 한 사람만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도처에 보이고, 백그라운드를 가리지 않습니다.


최소한 우리들은 그렇게 처신하지 않아야겠지요. 그 여학생의 존재는 반면교사의 가치는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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