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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링은 사무실 앞에서 타르치시오와 마주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업무 관련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기는 한데, 모르는 사람들은 연인들끼리 대화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아무래도 타르치시오가 과장된 손동작을 보이고, 메이링이 거기에 반응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연인 같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침, 타르치시오는 수호에게서 온 전화를 받은 참이다.
“참, 프로도 님, 잊지 마십시오. 시간과 참여 인원의 신원 등, 알 수 있는 건 다 적어서 제출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응? 실장님, 누구죠?”
“아, 저희 정보원입니다.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서, 대개, 초능력으로 범죄를 저지른다고 하면 파괴적인 행위를 한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고, 또 실제 저희에게 있는 데이터베이스도 그렇습니다만...”
타르치시오는 메이링에게 홀로그램을 보여주며 말한다.
“저희가 보고 온 이 초능력자는 좀 다르죠. 하지만 다행입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보고된 사례가 적지 않거든요.”
“어... 정말요? 그거 듣던 중 다행이군요.”
메이링은 타르치시오의 말에 들어가려다가 다시 앉는다.
“참, 진리성회 식품공장에 들어가 본 건 뭐 진전이 있던가요?”
“아, 트루스 푸드요? 네... 내부 자료를 얻어낸 게 좀 있죠. 그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조합해서, 진리성회의 자금 흐름을 역추적하고 있습니다.”
타르치시오는 그렇게 말하며, ‘파라드 커뮤니케이션’의 사옥 사진을 보여준다. 이곳이 아마도, 다음에 가 볼 곳인 것 같다. 메이링 역시 전에 이름을 한번은 들어봤기에 고개가 더 저절로 끄덕여진다.
“그런데, 다음 작전은, 저나 살만 실장이 또 투입되기에는 아무래도 좀 위험할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러면요?”
“사실은, 그래서 앨런 씨에게 미리 언질을 준 것이기는 합니다만.”
“아, 아니, 뭐라고요?”
메이링은 조금 당황했는지, 들고 있던 커피를 쏟을 뻔한다.
“아, 앨런 씨보고 가라고 했던 건 아닙니다. 여기에 맞는 능력자는 또 따로 있거든요.”
타르치시오가 그렇게 말하자, 메이링은 순간 가슴이 철렁거리는 기분이 든다.
“설마, 저요?”
그 시간, 미린역 4번 출구 근처. 민이 예담과 막 마주친 참이다.
“뭐라고 그러는지 못 들었어!”
“그러니까, 너 나 좀 도와 달라고!”
예담이 급히 민을 부르는데, 민이 보기에, 구원군이 온 것을 본 선발대와도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아니, 내가 왜!”
“나 좀 도와줘. 지금 우리 집에...”
하지만 예담의 바람과는 달리, 민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젓는다.
“안 된다고! 나도 오늘은 다른 거 할 게 있는데...”
“알겠어...”
예담은 의외로, 더 붙잡지 않고서 그곳을 벗어난다. 민은 다시 그 마스크를 쓴 남자를 쫓아보려 하지만, 그 남자는 이미 어디론가 가 버리고 보이지 않는다.
“에이, 어디 간 거지. 마스크를 하고 있었는데... 키는 확실히 180cm 정도는 되었고...”
하지만 너무 순식간에, 그것도 민이 잠시 다른 데 정신을 판 사이에 사라져 버린 탓에 그 이상의 자세한 건 떠올리기 힘들다.
“에이, 이래 가지고서 어떻게 알지...”
그런데, 인형 하나가 민의 발밑에서부터 기어 올라온다.
“아니, 또 지아의 인형인가? 왜 또 나한테 이러는 건데?”
그 새 민의 뒤를 쫓아온 친구들 역시 어느새 민의 허리까지 기어오른 인형을 보고 신기하다는 눈으로 본다. 그리고 그 인형이 민에게 또 무언가를 내민다.
“에이, 또 뭐냐고!”
그런데, 민은 어느새 자신의 어깨 위에까지 오른 인형이, 자신의 손바닥 위에 무언가를 또 내려놓는 걸 본다. 마스크다. 검은색 바탕에 맹수의 이빨 같은 무늬가 그려졌다. 뒷면은 더운 입김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조금 전까지 썼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니, 이걸 버리고 간 건가? 아니면 뭐지...”
다시 한번 찾아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다. 그 사이에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지금으로서 알 수 있는 건, 지아의 인형이 주워온 이 마스크 정도다.
“얘들아...”
민은 어느새 가까이 온 친구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이 마스크, 누가 썼는지 알 것 같아?”
“응, 아니, 잘 모르겠는데...”
“나도...”
토마와 리카가 고개를 가로젓는데, 유는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이걸 경찰 파출소 같은 데 가져가면 또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 내 생각에는, 교문 앞에다 던져놓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니, 왜? 내가 겨우 주워왔단 말이야!”
어느새 따라온 지아가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유는 그 마스크를 흔들며 말한다.
“잘 들어 보라니까? 학교 안에다 이걸 갖다 놓으면 이상하게 여겨서라도 한두번 더 살펴보겠지. 그러면 잡는 데 좀 더 수월하지 않겠어?”
“어, 그런가...”
지아는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어느새 자기 인형을 시켜서 민에게서 다시 그 마스크를 가져간다.
“알았어. 내가 내일 아침에 잘 걸어 놓을 테니까.”
그리고 그 시간, 예담의 집이 있는 아파트단지 근처. 예담은 다른 우군이 될 만한 능력자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라미즈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예담은 라미즈만 데리고서 자기 집으로 이제 들어가는 길이다.
“아니, 민이는 왜 안 데려오고 저만 데려와요?”
라미즈가 불만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말하자, 예담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오기 싫다잖아. 거기에다가 자기도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한다는 애를 굳이 데려올 이유는 없지.”
“그냥 생각만 해봐도 민이 한 명만 오면 상황은 다 정리될 텐데요? 그냥 뭐라도 하고서 지금 당장 데려오면 안 돼요?”
“뭐, 그것도 맞기는 한데...”
그런데...
“또 나왔군. 역시. 이틀은 못 견디나 봐.”
예담의 눈에 보인다. 눈사람들이 엘리베이터 타러 가는 길에 보인다. 크기는 딱 예담의 무릎에 닿을 정도이다.
“이게 다인가? 좀 더 많이 보내지...”
그렇게 말하며, 예담은 그중 맨 앞에 선 눈사람을 집어든다. 몇 초 뒤 그 눈사람은 녹아내린다. 그 뒤에 있는 눈사람 역시 그렇게 한다.
“선배님, 눈사람이 이게 설마 다는 아니겠죠? 이건 그냥 미끼인 것 같은데...”
“아, 알아. 이제 그 다음을 보라고.”
“네...? 아니, 선배님, 설마...”
이제, 예담의 주위에는 ‘군단’이라고 부를 만큼 많은 눈사람들이 보인다. 알 수 있다. 딱 봐도, 며칠 전보다 숫자가 몇 배는 더 많다. 거기에다가 몇몇은 사람의 키 정도로 크기도 하고, 눈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다.
“아, 이제 나타났군. 왜 ‘군단’으로 안 나타나나 했더니.”“군단이라니...”
라미즈의 그 말에, 예담은 잠시 말이 없다가, 이윽고 며칠 전의 일을 떠올리며 말한다.
“그러니까, 며칠 전에 만난 녀석들인데, 웬 눈사람들이 몰려다닌다니까?”
“에이, 이런 날씨에 무슨 눈사람이야? 덕분에 평생 못 볼 뻔했던 눈사람 구경 잔뜩 하겠네.”
“이제 잘 봐 둬. 여기서는 못 볼 구경거리니까.”
예담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눈사람 군단은 예담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누가 봐도 예담을 노리고 있는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런데, 그 소리를 내는 건 사람이 아니라, 예담을 둘러싼 눈사람들이다.
“멍청한 것! 며칠 전 그 일을 겪고서도 또다시 나하고 맞붙으려 하다니, 너무 멍청한 것 아닌가? 아까 내가 경고를 줬건만... 정 그렇게 나한테 패배하고 싶다면, 원하는 대로 처리해 줄 수밖에!”
눈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내더니, 이윽고 공격할 준비를 마친다. 어느새, 며칠 전처럼 예담을 다들 둘러싸고 있다. 거기에다가, 다들 눈덩이를 몇 개씩은 등에 지고 있다.
“그 가면, 벗겨 주마. 오늘은 반드시!”
눈사람들의 입으로 그 능력자가 말하자마자, 눈사람들은 일제히 팔을 뒤로 젖혀, 눈덩이를 던질 자세를 한다. 막 눈사람들이 눈덩이를 던지려는데, 예담이 오른손을 들어 신호를 준다.
“아... 알겠어요!”
라미즈가 예담에게 무언가 알겠다는 듯 말한다. 그리고 잠시 후, 눈사람 군단이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채지만, 그것도 잠시뿐, 곧 ‘그들’은 자신들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눈사람들 뒤에 숨은 그 능력자가 당황했는지, 목소리가 흔들린다.
“무슨 수작을 벌인 거냐!”
“어... 그러니까, 조금 걸리기는 했는데, 너희들... 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제대로 걸려들었다니까? 그렇게 한군데 뭉쳐 있으면, 내가 작업을 하기 좀 수월하겠지?”
“작업이라니...”
곧, 예담은 라미즈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된다. 석고 같은 무언가로 씌워진 그들의 얼굴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들의 얼굴은 차이가 거의 없다. 눈사람에 얼굴이 있나 하는 잠깐의 의심이 들기는 했지만, 이게 그 본체의 얼굴이라면, 누구인지 찾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 좋았어. 이제 나오라고. 이제껏 잘도 숨어 있었겠다!”
하지만 예담이 한번 말한다고 해서 나올 그가 아니다. 여전히 그는 사람들 속에 숨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래 봤자, 예담에게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라미즈, 저쪽으로 가 봐. 나는 여기서부터 시작할 테니.”
그 시간, 블라디미르는 모자로 자기 얼굴을 가리며 말한다.
“이런... 내 얼굴이 어떻게 드러났지? 내가 이런 건 평소에 잘 숨기는데!”
블라디미르는 많이 당황했는지, 입은 파르르 떨고, 두 눈 역시 벌벌 떨고 있다. 이럴 때 잘 숨어야 하는데, 하필이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쉽지조차 않다. 그리고 잡히는 건 금방일 것이다. 예담은 곧바로 인파 속으로 들어가서는, 블라디미르를 찾아서 끌어낸다.
“이리 나와. 그만큼 나를 괴롭혀 먹었으면 이제 적당히 할 때도 됐잖아?”
예담의 예상대로, 블라디미르는 예담이 두 손을 뜨겁게까지 함에도 순순히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잘 걸렸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흐흐흐... 나는 아직 지지 않았다니까? 똑바로 보라고! 네 주위에, 누가 너희를 둘러싸고 있는지 말이야.”
무슨 말인가 해서 예담이 보니, 벌써 라미즈의 주위를 눈사람들이 포위하고 있다. 눈사람들은 눈뭉치를 손에 하나씩 들고서, 라미즈를 공격할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안 풀면 이 녀석도 눈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기 전에 잘 생각하라고!”
하지만 예담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블라디미르를 조롱하기까지 한다.
“뭐, 눈사람으로 만들어 봐야 뭘 할 건데. 고작 내가 쏟은 뜨거운 물에도 녹아 버리는걸.”
“이 자식, 말 다 했냐!”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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