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범죄에 강한 사회라도 대처가 곤란한 범죄

마드리갈, 2025-07-07 23:52:14

조회 수
12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늘 염두에 두었던 것이 현실세계보다 전반적으로 나아진 세계이자 현실세계의 오류에 대한 궤도수정이 상당부분 이루어진 세계라는 전제. 그리고, 범죄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불관용원칙의 관철은 물론, 범죄 자체의 발생과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여러 시대의 시행착오 끝에 정립되어 20세기의 끝과 21세기의 시작을 전후하는 시점에서는 적어도 선진국에서만큼은 인구당 범죄의 발생비율은 현실세계의 1/7 정도로 줄어들었고, 선진국의 인구가 현실세계의 1.5배 내외니까 전반적인 범죄발생건수는 현실세계의 21% 내외로 줄어들어 있어요.

범죄 자체의 발생과 증식에 대한 효과적인 억제책이라면 크게 2계통이 있어요.
일단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안으로서는 공교육의 강화 및 보는 눈의 수 늘리기가 있고, 증식을 억제하는 방안으로서는 회피를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식으로 범죄의 가격을 높이는 방법이 있어요. 이러한 방책은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으로 이루어진 근대사회의 태동 후 2세기에 걸쳐 큰 효과를 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데다 대처가 곤란한 범죄가 있어요. 갑작스런 폭력범죄가 바로 그것이죠.

살인 같은 흉악범죄는 피살된 피해자가 있다는 데에서 범죄자조차도 쉽게 감행할 수 있는 여지는 적어요. 분쟁지역에 횡행하는 극단주의자나 중남미 마약카르텔같이 활동범위내에서 확실한 우월적인 지위를 보이는 영역에서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체계화된 사회에서는 일단 살인부터 하고 보는 그런 앞뒤 안재고 날뛰는 사례는 많을 수가 없어요. 성범죄나 다른 재산범죄에서도 거리낌없이 막 저지를 수 있는 것이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확실하죠.
하지만 이런 경우라면 어떨까요? 피해자를 충분히 공포에 질리게 할 수 있으면서도 증거가 남지 않는 단순폭력범죄. 즉 우발적인 상황을 가장하여 느닷없이 때리고 도주한다든지, 귀에다 대고 큰 소리를 질러서 놀라게 한 뒤에 도주하는 이런 범죄는 일단 피해자가 정신을 차려 보면 상황이 끝나 있고 가해자의 특정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요. 설령 그 가해자를 검거했다 하더라도 침해된 법익의 규모가 작으니까 처벌 자체도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어요. 즉 피해자에게는 자신이 범죄를 당했다는 사실만이 남아 있을 뿐 사실상 이 사안에의 대처를 포기당하는,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합리적 무시를 강요당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어요. 사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폴리포닉 월드라고 해서 딱히 뾰족한 수단이 있는 게 아니예요. "누군가는 보고 있다" 라는 사회적 합의와 "이상한 상황에는 힘을 합친다" 라는 연대의식이 맞물려 그런 범죄의 현장에서 가해자를 빨리 잡을 수 있다면 그나마 그건 보완책이 될 수는 있지만 이마저도 완벽하지는 않고 마찬가지로 악용될 수도 있어요. 누군가가 한 사람을 매장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상황을 조성한 다음에 시민의식을 발휘한답시고 사적제재를 정당화하는 상황 또한 절대로 없으리라고는 보장하지 못하니까요.

사회가 진화하면 범죄도 같이 진화하는 법.
그리고, 방어하는 쪽이 공격하는 쪽보다 압도적으로 불리하다는 것도 인류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범죄를 근절할 수 없다는 숙명일 거예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0 댓글

Board Menu

목록

Page 1 / 307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

6
Lester 2025-03-02 245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37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226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261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9
  • update
마드리갈 2020-02-20 4000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76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064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669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182
6121

범죄에 강한 사회라도 대처가 곤란한 범죄

  • new
마드리갈 2025-07-07 12
6120

한때 많이 쓰였던 UCC라는 용어를 생각하며

2
  • new
마드리갈 2025-07-06 24
6119

혹세무민하는 예언가의 진 딕슨 효과

2
  • new
SiteOwner 2025-07-05 33
6118

예전만큼 깊이있는 글을 쓰지 못한다는 반성

4
  • new
마드리갈 2025-07-04 43
6117

이틀 연속 견딜만큼 아픈 상황

4
  • new
마드리갈 2025-07-03 45
6116

영어문장 Thank you for history lesson을 떠올리며

2
  • new
마드리갈 2025-07-02 36
6115

더위에 강한 저에게도 이번 여름은 버겁네요

2
  • new
마드리갈 2025-07-01 40
6114

이번 휴일은 정말 고생이 많았네요.

2
  • new
대왕고래 2025-06-30 45
6113

두 사형수의 죽음에서 생각하는 "교화"

2
  • new
마드리갈 2025-06-29 48
6112

일본의 기묘한 행정구역 및 명명방식

  • new
마드리갈 2025-06-28 43
6111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부동산투자

2
  • new
마드리갈 2025-06-27 50
6110

이상한 꿈에도 내성이 생기네요

2
  • new
마드리갈 2025-06-26 54
6109

근황이라 할 것은 따로 없지만...

2
  • new
SiteOwner 2025-06-25 62
6108

"도북자" 와 "반도자" 의 딜레마

  • new
마드리갈 2025-06-24 58
6107

하드웨어 문제로 인한 정신적인 데미지

4
  • new
마드리갈 2025-06-23 121
6106

[유튜브] 어퍼머티브 액션의 뻔뻔한 자기평가

5
  • new
Lester 2025-06-22 140
6105

급식카드 강탈에 대한 식당업주의 실망과 결단

4
  • new
SiteOwner 2025-06-21 105
6104

온몸이 아픈 것을 보니 정말로 장마철인가 봅니다.

4
  • new
Lester 2025-06-20 113
6103

개인통관고유부호, 2026년부터는 매년갱신

  • new
마드리갈 2025-06-19 61
6102

7월에 또 일본에 다녀옵니다.

10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6-18 268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