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사회의 규모에 상관없이 가치판단 왜곡이 일상화되어 있는데, 생각해 보니 이렇게 정리가능하겠네요.
이런 상황을 상정해 보죠.
"길에서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 라는 경고표지에 대해 주목하는 포인트가 달라졌다는 것. 대체로 이런 경고표지를 보면 일반적으로는 "담배" 에 방점이 맞춰지겠지만 다른 점에 주목한다든지 아니면 같은 것을 주목하더라도 회피하는 식으로 대응하면 그때부터는 왜곡이 일어나는 것이죠. 즉 저 표지에 대해서 "그럼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면 되겠네?" 라고 해석하거나, "길에서 마약하면 문제없다" 라고 아예 담배가 아닌 것으로 회피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더 질나쁜 왜곡이 있어요.
앞의 상황에서는 행위만 나올 뿐 행위자는 없어요. 이번에는 행위자가 있는 경우를 상정해 볼께요.
철수가 남의 물건에 손대는 것을 보고 누군가가 주의를 줬어요. 그런데 똑같은 행동을 영희가 한 경우 영희는 주의받지 않았어요. 이 상황을 접한 철수가 항의하자 "영희는 철수가 아니잖아" 라는 답이 돌아왔다면?
이런 경우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 회피하려는 것조차 없어요. 사안의 옳고 그름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좋을 뿐 단지 행위자에 따라서 모든 것이 결정되어 버리는.
이런 사고방식이 확산되니 가치판단 왜곡이 횡행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해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진정 행복할지 그게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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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대왕고래
2025-01-21 21:51:14
"룰에 적혀있지 않은 걸 악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아니 원래 있었는데 이제서야 많이 보이는건지...
아무튼 좋게 보이지는 않네요, 그런 사람들이.
마드리갈
2025-01-22 00:50:43
그런 게 결코 현명하거나 바람직한 게 아닌데 말이죠.
이미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서 그런 논리의 자승자박이 나오죠. 살을 도려내되 피를 내지 말라는 판결로 샤일록의 악의는 실행되지 못하고 분쇄되어 버리는데 수백년 뒤의 사람들이 자신은 그 샤일록의 우를 안 범할 거라 확신하는 게 무모하기 짝이 없어요. 창작물에서 못 배우면 현실에서, 타인의 체험에서 못 배우면 자신의 체험에서 배워야죠. 그것조차 못한다면 남는 게 뭔지는 다른 말이 전혀 필요없어요.
Lester
2025-01-22 01:47:37
보통 이런 류의 맹점을 악용하는 경우는 예전 같으면 사기꾼이라거나 독소조항 같은 경우밖에 없었는데, 요새는 대왕고래님 말씀처럼 정말로 살기 힘들어져서 그런지 일반인들조차 적극적으로, 아니 전투적으로 노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게다가 이런 것을 '정보격차' 같은 걸로 포장하면서 그러지 않는 사람들을 까내리는 경우도 있고요. 규칙을 대놓고 무시하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지만, 둑이 무너져 봇물이 마을을 덮치듯이 언제 그렇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마드리갈
2025-01-23 14:45:11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옛 말이 태어난 시대의 사람들을 자기중심적이라고 하기에는 현대인들은 악마를 실시간으로 실직시키고 있는 중이죠. 이제 악마의 몫이 없어져야 이런 작태가 끝나는 건지. 아무튼 이 사태는 매우 오래 갈 듯하네요. 예의 가치판단 왜곡마저 통하지 않는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규칙을 대놓고 무시하는 수준으로 갈 날도 멀지 않았어요.
교육수준도 정보량도 많으면서 난독과 왜곡이 난무하는 이 역설적인 상황이 낳을 위기는 이미 시작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