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방면의 언어생활에서 절실히 통감하고 있는 게 있어요. 몇몇 어휘는 정치권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껄끄러운 감을 떨치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글을 쓸 때에는 정치권에서, 특히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명칭 등에 쓰이는 어휘를 되도록 쓰지 않도록 여러모로 신경쓰고 있어요.
정치의 대립되는 두 성향인 보수/진보 또는 보수/혁신 등은 어쩔 수가 없어요. 보수와 진보는 묶어서 보혁(保革)으로, 그 두 진영간의 알력이나 충돌 등은 보혁갈등(保革葛藤)으로 쓰면 되니까 이 정도면 그나마 대체할 수도 있고, 예의 대분류 어휘의 쌍은 특정성이 다소 낮다 보니 그나마 문제가 적은 편.
그러나 "민주" 와 "진보" 의 조합이라든지 "자유" 와 "시장" 의 조합이라면 이때부터는 특정성이 상당히 높아지죠. 이 경우부터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우니 아무래도 주의할 수밖에 없어요. 사실 개인의 관점이라는 것 자체가 중립적일 수도 없고 보수성향이 강한 저의 성향 자체를 부정하거나 숨길 생각도 없지만, 그 이전에 글은 독자를 상정하는 것이니 독자를 배려해야 하는 게 당연하니 이 정도의 고려는 필수불가결해요.
이런 어휘들은 더욱 더 조심스럽죠.
정부기관 웹사이트에 잘 쓰이거나 국립국어원이 줄기차게 밀어붙이는 "누리" 라는 어휘는 거부감이 드네요. 이미 현존하지 않는 새누리당이 연상될 수 있어서 회피하고 있어요. 이것 이외에도, "더불어" 라는 어휘의 경우는 현존하는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연상되어 이 또한 회피의 대상.
인민, 민중 등의 어휘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같네요.
이렇게, 정치 덕분에 쓰기에 저항감이 드는 어휘는 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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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손짓이나 단어 갖고도 논란이 일어나는 무서운 세상이네요.
신경 안 쓰고 살아가려고 해도 그럴수가 있는 게 아니니...
마드리갈
2025-01-23 14:29:59
이제는 타인의 말을 막을 자유는 있고 자신이 발언할 자유는 더 이상 없는 사회 같네요. 게다가 정치가 모든 사안의 전제이자 상위개념으로 자리잡혀 있는 한국사회에서는 정치가 언어를 결정해 버리는 경향이 매우 짙으니 정치권에서 언어를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언어가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에 별로 의문을 품지도 않으니 앞으로 이런 일이 늘어나기만 할 것도 확정적이예요.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은 당신에 관심이 있다." 라는 러시아의 속담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Bellum omnium contra omnes)" 이라는 라틴어 어구가 어느 때보다도 섬찟하게 느껴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게 눈앞의 현실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