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궁예의 관심법 그리고 여자의 촉

마드리갈, 2022-06-07 21:59:13

조회 수
136

한국사의 인물 중 기이함으로 말할 것 같으면 꼭 거명될 법한 인물이 있어요. 그 중의 한 사람이 궁예.
그는 승려 출신으로 후고구려를 세운 후삼국시대의 군웅으로 한때는 역사를 뒤바꿀만한 힘을 손에 넣어 천하를 좌지우지했지만 그 끝은 비참한 몰락으로 기록되었어요. 그 궁예 하면 떠오르는 게,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잘 언급된 관심법. 이 관심법이 실제로 유효한 능력이었는지는 검증할 길이 없지만, 행사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죽인데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실각을 막을 수 없었기에 결과적으로는 쓸모없었다고 봐야겠죠.

오컬트를 믿지 않는 저로서는 관심법 따위는 애초에 관심의 영역에 들어있지도 않은 데다 어디까지나 오래전에 지나간 과거의 영역이니 사실 어떻게 되든 상관은 없어요. 하지만 현대를 사는 이상 현대에 방금 나온 괴상한 발언에는 상관이 있어요. 그것이 바로 제목에 나오는 "여자의 촉" 이라는 개념.

이런 보도가 있어요.

옥지원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장하는 게 그런 것이죠. 결국 자신이 그렇게 판단하니 그게 사실이어야 한다는 억지주장. 이런 헛소리를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본다는 자체가 기적 그 자체예요. 게다가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도 모르고 쓰는 듯한 저런 오용도 절대 좋게 보이지 않네요.
저 인물의 발언에 따르면 여성은 논리적 사고를 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 버렸네요. 이런 결론에 대해서 같은 당내의 다른 여성도 반대하는 입장을 내고 있어요. 지극히 당연해요. 성별을 떠나서 "여자의 촉"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 그 자체니까요.

고대는 시대적 한계상 그랬다 치더라도 현대에조차 이렇게 검증불가능한 사안을 내세우면서 억지주장을 정당화하는 게 나오니, 누군가는 역사에서 배우는 게 없는 건가 보네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Lester

2022-06-07 22:42:38

기사를 직접 읽어보니까 더 황당하네요. 문자 그대로 궁예가 "저 머릿속에는 욕정이 가득하구나. 저 문란한 녀석을 때려죽여라." 하는 것과 대체 뭐가 다른지. 그리고 읍참마속? 기사에도 나오지만 졸장도 아닌 사람을 왜. 더구나 '안타깝지만 (눈물을 머금고)' '규율에 따라'라는 원래 의미하고도 2개나 더 안 맞아요. 몰아세우는 태도치곤 '안타깝다'고 보이는 것 같지도 않은데다 '내가 곧 법이니 내 말에 따라'라고 하는 건 무슨...


이전 글에도 짧게 언급했지만 "모르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역시 틀리지 않나 봅니다.

마드리갈

2022-06-08 00:18:34

정말 어이가 없죠. 이런 헛소리가 그냥 보통사람의 말이었으면 보도조차 되지 않았을텐데, 어느 정도의 직위와 지명도가 있는 사람의 발언이니까 이렇게 기사화되는 것을 보면 역시 유명해지고 봐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만큼 말의 무게가 더욱 커지니 조심해야 한다고 봐야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조차 들어서 씁쓸해지네요.


앞으로 또 무슨 헛소리가 나올지 기대되고 있어요.

Board Menu

목록

Page 1 / 30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

6
  • update
Lester 2025-03-02 193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35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217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243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6
  • update
마드리갈 2020-02-20 3946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57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040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653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166
6055

콘클라베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

  • file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5-01 4
6054

베트남전쟁의 종식 50년을 맞아도 바뀌지 않은 것

1
  • new
SiteOwner 2025-04-30 18
6053

리차드 위트컴 준장 기념사업을 반대하는 "이념갈등"

2
  • new
SiteOwner 2025-04-29 28
6052

37년만에 밝혀진 택시 운전사의 비밀

3
  • file
  • new
마키 2025-04-28 61
6051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 13주년

8
  • new
SiteOwner 2025-04-27 120
6050

중국의 서해 구조물에 대한 침묵의 카르텔

2
  • file
  • new
마드리갈 2025-04-26 39
6049

개를 좋아하는 사람, 개가 좋아하는 사람

  • new
마드리갈 2025-04-25 32
6048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BYD의 수평대향엔진 실용화

  • file
  • new
마드리갈 2025-04-24 34
6047

"온스당 달러" 는 왜 단속하지 않을까

4
  • new
마드리갈 2025-04-23 90
6046

파킨슨병 치료가 실용화단계까지 근접

  • file
  • new
마드리갈 2025-04-22 36
6045

결제수단에 대해 여행중에 느낀 것

4
  • new
마드리갈 2025-04-21 72
6044

생각해 보면 겪었던 큰 일이 꽤 오래전의 일이었네요

  • new
마드리갈 2025-04-20 41
6043

오늘 쓸 글의 주제는 정해지 못한 채로...

  • new
마드리갈 2025-04-19 43
6042

이제는 증기기관차도 디지탈제어시대

2
  • file
  • new
마드리갈 2025-04-18 74
6041

이유를 말못하는 개혁과 시장을 이긴다는 망상

  • new
SiteOwner 2025-04-17 45
6040

판소리풍 화법의 기사를 쓰면 행복할까

2
  • new
마드리갈 2025-04-16 51
6039

자칭 통일운동가들은 김일성 생일은 잊어버렸는지...

2
  • new
SiteOwner 2025-04-15 60
6038

<죠죠의 기묘한 모험> 7부 <스틸 볼 런>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확정

7
  • file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4-14 156
6037

엑스포 이야기 약간.

4
  • new
SiteOwner 2025-04-13 140
6036

미국의 제조업 천시 마인드는 여전합니다

3
  • new
SiteOwner 2025-04-12 62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