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일이었죠.
이상하게도 어떤 사람들은
저의 출신지가 어디인지 관심을 많이 가지려 했어요. 저라는 개인을 그 자체로 보는 건 애써 외면하고 고향이 어디인지 출신고교가
어디인지 등등을 물으려는. 저는 그런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었고, 그들도 저에게 마냥 집착할 수 없는 각자의 사정이 있었기에 저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멀어져 갔어요.
그런데 누군가가 그러네요.
저를 지목하면서 강남 출신의 부유층 자녀는 편하게만 살아서 민중의 아픔을 모를 것이다 운운.
그런 사람이 민중의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는 건 불공평하다느니 그러니 제가 물었죠. 당신이 안 들어왔으면 그 민중의 자녀가 들어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그는 대답하지 못했어요.
또 누군가는 제가 가족과 통화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는지 혹시 집안이 영남 쪽인가 물으면서 극우반동의 본산 어쩌고일테니 역사의 죄인이라는 것은 인식하고 살아야 한다드니 등등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기도 하고 그랬어요. 남의 고향 갖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대체 어디서 배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할짓없고 분별없는 행동이라는 건 분명해졌어요.
그렇게 편가르기해서 무슨 메리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알량한 정치적 목적 같은 게 최소한 저에게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반증된 건 확실하다고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