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은 아닙니다만, 올림픽 중계를 지켜보면서 두 가지의 단적인 예로 품격과 무례가 잘 드러나더군요.
먼저 무례.
MBC는 개막식의 그 건 때문에 안 보고 있었습니다만, 마지막 날까지 무례를 범했더군요. 마드리갈님께서 댓글로도 한번 써 주셨겠지만, 케냐에서 귀화한 오주한 선수가 중도에 실격하자 '찬물을 끼얹는다'는 말을 했습니다. 어떤 종목이든 최선의 노력을 거듭하는 법이고,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마쳤음에도 미국의 바일스처럼 심리적인 이유로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불의의 사고로 뒤처지는 경우도 있는데, 거기에 대고 그런 무례를 범했단 말이죠. 실제 선수가 옆에 있었다면 주먹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발언이었습니다.
그와 대비되는 품격.
KBS에서 클로징 멘트를 하면서, 이재후 앵커가 유독 강조한 단어가 있었습니다. '비장애인' 올림픽 중계를 마친다고 했죠. 굳이 저기에 강조점을 넣은 이유는 다름아닌 24일부터 시작되는 패럴림픽. 자칫하면 열기가 식을 수도 있는데,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 것이죠. 이것뿐만 아니라 폐막식에도 패럴림픽 소개 영상을 넣음으로써 관심을 이어가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죠.
짧은 한 마디에서도 품격과 무례가 이렇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