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고 있더라고요.
뭔가 싶어서 보니까,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적 있는 거였어요.
"초월번역 甲 영화"였나, 그런 제목이었던가 그랬어요.
원제는 Spree, 마구잡이로 뭔가를 하는 "짓거리"를 의미하면서, Killing과 같이 쓰이면 "연쇄살인"이 되죠.
작중에서는 운전기사 앱 이름이기도 하고, 주인공의 직업이 이 앱으로 사람들을 태워주는 운전기사죠.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구독좋아요알림설정"이라는, 위의 내용들과 한참은 떨어진 상이한 제목이 되었어요.
상이하지만 내용을 본다면 저 제목만큼 와닿는 제목이 없죠. 다른 의미에서 본질을 찌른 제목이거든요.
정말 "초월번역 甲"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에요.
주인공은 SNS 라이브를 하는,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인터넷 방송인에요.
그런데 인기는 없어요. 2자리수를 채 못 찍거든요.
시청자의 관심이 없으면 못 사는 주인공은 결국 모두의 이목을 이끌 새로운 방송을 기획합니다.
카메라를 켜고, 사람들을 태워주면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팁"을 알려주는 방송 "더 레슨"이죠.
신호는 모두 어기고, 목적지까지 제대로 태워주기는 커녕 인적없는 수상한 곳으로 태워주지만, 그게 중요할까요?
본인의 방송 컨텐츠(링크, 초반부 스포일러)만 달성할 수 있다면 상관없죠. 그걸로 관심을 채울 수 있다면 더 좋고요.
그래도 모자란 관심을 채우기 위해서 주인공은 더더욱 악셀을 밟으며 밑도 끝도 모르고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브레이크를 부숴버린 그 끝이 어디까지 보고 있으면 불안하면서도 시선을 돌릴 수가 없어요.
이 영화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인터넷 방송인들도 보여주고 있어요.
그 중에는 유명하다는 DJ나, 인기많은 코미디 배우까지도 있죠.
마지막 코미디 배우와 주인공의 투샷 셀카 신은 어찌보면 이 영화의 주제, "관심종자"의 한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 가장 인상깊네요.
좋은 영화였어요. 직접 보는 걸 추천드릴께요.
다만 본 영화의 장르가 "범죄", "스릴러"인 것만은 감안하시면서 보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