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확연한 목표를 지니고 간 여행은 아니었고, 그냥 시간 때우기에 가까웠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우울해서 어디 놀러나 가고 싶단 얘기를 했는데, 지인이 '그럼 (제가 사는) 부산 오실래요?'라고 말씀하셔서 엉겁결에 결정된 거죠. 덕분에 맛있는 회도 잔뜩 얻어먹었습니다만, 갈아입을 옷도 깜박했거니와 식사를 대접받았는데 자고 가기까지 하는 것은 굉장한 실례인 것 같아 모텔만 잡았습니다. 그리고 숙소에서 뒹굴거리며 시간을 때우다가... 그대로 돌아왔네요. (숙소를 따로 잡은 건 글을 쓰기 위해서였음에도 말이죠. 결국 한 자도 적지 못했습니다) 즐거웠다면 즐거웠고, 아쉽다면 아쉬운 주말이었습니다.
숙소에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라는 작품을 접했는데, 작품도 재미있지만 주인공 콤비가 마음에 들더군요. 특히 시노카와 시오리코가 말이죠. 거유인 걸 떠나서 특정 분야에 해박하고 그와 관련해선 말이 많아지지만 막상 일상생활에선 말주변이 없고 덜렁이. 뭐 이런 걸 모에하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만화에서 정감이 가는 여캐를 찾아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본 건 원작인 라이트 노벨이 아닌 코믹스 버전이라서, 원작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몇몇 부분이 키리사와 마코토와 비슷해 보였지만, 결국엔 다르죠? 일단 성격부터가. 그나마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남을 속이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 비슷해 보입니다만. (작품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이하 생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