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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를 횡적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SiteOwner 2019.05.10 23:16:43
음악사 관련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가끔 서양의 어떤 음악가가 살던 그 시대를 동양사와 비교해 보거나, 그 역의 경우, 이 사람이 이 시대의 인물이었구나 하는 것에 경이로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조선 세종 때의 음악가 박연(朴堧, 1378-1458)과 동시대에 활동하던 유명 서양음악가에 누가 있었을까 등을 찾는. 아마도 이 분야는 상당히 마이너해서 특별히 이 시기의 서양 초기음악에 관심이 없다면 이름을 들어볼 기회도 거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음악가들. 영국의 존 던스터블(John Dunstable, 1390-1453), 독일의 요하네스 오케겜(Johannes Ockeghem, 1410/1425-1497), 프랑스의 질 뱅쇼아(Gilles Binchois, 1400-1460) 같은 인물의 이름을, 최소 초기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한은 바로 거명하기란 상당히 어렵거나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렇게도 바꿔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음악교과서에서 잘 언급되는 바로크, 고전파 시대는 한국사에서 어느 정도에 해당될까 하는 질문도 나올 법한데, 바로크 시대는 대체로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 영조 임기의 후기까지라고 보면, 고전파 시대는 정조에서 순조의 임기까지라고 보면 대략 들어맞게 됩니다. 이렇게 볼 때, 음악교과서에 잘 나오는 이름인 바흐,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의 이름이 까마득하게 먼 사람의 것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음악사를 횡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우연한 기회가 발단이 되었습니다.
저는 국사 실력이 좋지 않은 대신에 기억력은 좋은 편이고 음악 관련을 좋아하니까, 국사의 주요 사건들을 외울 때에 서양음악사의 흐름에 맞추어서 재조합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그렇게 해서 두 과목을 서로 이어가면서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국사 성적이 전체 성적을 잡아끌어내리는 것은 간신히 모면했고, 덕분에 이런 글을 쓰게 될 동기마저 얻었습니다.

물론 음악사뿐만 아닙니다. 미술, 문학,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의 역사를 횡적으로 엮어 보면 새로운 것들이 보일 것이고, 이렇게 알아가는 즐거움도 더욱 다양하게 늘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