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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밀수는 "꿀알바" 가 아니라 독이다

마드리갈 2018.07.01 16: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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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문을 보고 놀랐던 것 중의 하나가, 금괴밀수를 부탁받고 여행경비 및 급여를 받는 운반책 일이 "꿀알바" 로 통하며 어떤 주부들 사이에 퍼진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홍콩과 일본 사이의 직접적인 금괴 이동이 단속되고 있으니까 그 틈을 노려 한국을 경유하는 형태로 밀수루트가 형성되었고, 어떤 주부들은 유혹에 넘어가 운반책 일을 맡는다는데...

2018년 6월 30일 조선닷컴 보도를 보기로 해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일본행 금괴밀수는 급증하고 있고, 밀수조직은 위험회피를, 그리고 급전이 필요거나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 어떤 주부들은 해외여행과 단기간 고소득을 바라고, 이렇게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이것이 "꿀알바" 로 알려지면서 알음알음 퍼진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절대 꿀알바가 아니예요. 독 그 자체라고 말해도 절대 지나치지 않죠.

걸리지 않으면 괜찮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각국의 출입국관리 담당기관은 바보일까요?
게다가 그 대가로 자유를 잃고 인생을 망치게 되는 것은 비참함 그 자체.

작년 일본여행중에, 호텔 객실에서 본 TV프로그램이 하나 기억나고 있어요.
오사카(大阪)에서 살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어떤 필리핀인 주부가 딸의 학비라도 벌 겸 해서 밀수조직의 제안을 받아들여 일본과 필리핀을 빈번히 오가면서 운반책 일을 했고, 이것 덕분에 생활고가 해결됨은 물론 딸도 명문 사립고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경찰과 세관은 그녀의 수상한 행적을 눈치채서 수사대상으로 지정하는 중이었고 칸사이국제공항(関西国際空港)에서 출국하려던 그녀를 체포했어요. 그리고 그녀는 유죄판결을 받고 와카야마형무소(和歌山刑務所)에서 복역중.
와카야마형무소는 일본의 10개 여자형무소 중 광역지자체인 도도부현(都道府県)의 이름이 붙은 2개의 여자형무소 중의 하나로, 오사카 교정관구에서 관리하고 있어요. 여기에 수용된 죄수들은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꽤 있고 국적은 한국, 중국, 베트남, 태국 등 동아시아에서부터 미국, 독일 등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 게다가 강력범죄자는 물론 금괴나 마약 등의 운반책 일을 했다가 붙잡혀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된 사람들이 많다고 하네요.
당연한 것이지만 형무소 내의 생활은 개인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것이라서 방송을 위해 편집된 영상 자체만으로도 그 생활상이 숨막힐 수밖에 없다는 게 보여요. 여러 죄수가 혼거하는 생활공간의 하루는 요란한 기상신호, 그리고 생활공간별로 집행되는 점검 및 식사, 단체이동 뒤 봉제품 생산 등을 위한 노역장에서의 작업 등이 편집되어 수분간 방영되는데, 죄를 지어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일 없이 평온한 생활을 누리고 있어서 천만다행이라는 게 실감나고 있어요.

고작 운반책 일을 해 준 것이 뭐가 그렇게 중죄인가 싶지만, 그건 또 그렇지 않아요.
범죄조직이 금괴를 확보하거나 마약 등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운송할 수단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죠. 범죄조직은 이윤추구의 수단으로서 범죄를 활용하고 있고 그 이윤추구 수단은 확보한 물자를 시장에 유통시켜 판매하는 행위로 요약되죠. 즉 범죄조직이 존속할 수 있게 해 주는 수단 중의 하나가 그 운반책. 그래서 이건 정상참작의 여지가 없거나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좁게 적용될 수밖에 없게 되어요. 게다가 자발적으로 범죄조직의 수족이 된 것이니 누구에게 호소할까요. 범죄조직은 자신들이 돈벌이를 하면 그만이니까 어차피 어느 운반책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사람들을 찾아 나서면 그만이니 책임지지도 않아요. 그렇게 운반책 일을 해 준 대가는 중죄인이 되고 용도폐기되는 것. 이게 소탐대실이 아니면 대체 뭘까요.

다시 와카야마형무소 이야기로.
문제의 그 필리핀인 주부는 형기가 끝나면 일본에서 추방될 예정이고, 필리핀으로 돌아가더라도 무사할 것 같지는 않네요. 사실 외국에서 처벌받은 사람이 만기복역 후 자국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끝나는 게 아닌 것이, 그 사람의 범죄에 대해서 자국이 기소, 처벌하는 건 또 별개의 문제거든요. 그나마 한국인의 경우라면 헌법재판소 판례에서 외국에서 처벌받은 국민을 국내에서 형벌을 감경 또는 면제해야 한다고 나오긴 했지만, 필리핀의 경우는 그런 것도 기대할 수 없는데다 어느 경우라고 해도 일본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최악의 경우에는 일본 입국이 아예 거절당하게 되어 버려요. 그 필리핀인 주부의 딸은 일본영주권을 얻어서 일본에서 살 수는 있지만 그 주부는 딸을 만나러 일본에 갈 수 없게 되고 설령 딸이 어머니가 추방된 뒤에 필리핀에 가서 어머니를 만나려고 한다 하더라도 어머니가 필리핀에서 또다시 밀수 건으로 재판을 받아서 복역하게 된다면 사실상 생이별이나 다름없게 되어요. 이렇게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에서 얻은 득실은 재론할 필요 자체가 없어요. 그리고 그 필리핀인 주부 다음에는 문제의 "꿀알바" 에 나선 사람들이 같은 길을 걷지 말라는 법도 없어요.

누구나 돈을 필요로 하고 좋아하죠.
그렇더라도, 그 돈을 대가로 자신의 인생을 내다 버릴 수는 없고 또한 그래서도 안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확실해요.
그러니 문제의 "꿀알바" 는 자신의 혈관에 독을 집어넣는 것에 다름아니예요. 게다가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 등의 주변 사람들도 같이 불행하게 만들어버릴 수가 있어요.

국제공항이나 여객선터미널에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물품운반 요구를 들어주지 말라는 경고를 자주 접할 수 있어요. 그 문구의 의미가 이렇게도 잘 드러나고 있고 가볍게 지나쳐서 안될 것도 이렇게 분명해져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