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신칸센의 안전이 위협받는다

마드리갈 2018.06.15 14:55:50
1964년 개업 이래 고속철도의 역사를 개척해 오고 있는 신칸센은, 구조적 결함에 따른 대참사를 한 번도 일으키지 않고 안전한 고속철도의 모범으로서 운영되어 오고 있어요. 또한, 설계 당시부터 인명사고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 도로 및 다른 철도와 평면교차하지 않는 형태로 노선이 설계되어 건널목 등은 아예 처음부터 배제되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칸센의 안전이 위협받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어서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에 걸쳐, 신칸센의 안전을 위협하는 3건의 중대사고가 있었어요.
그나마 하나는 대참사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는데, 다른 두 경우는 이미 사망자가 발생했다 보니 경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이것들을 보기로 해요.


1. 노조미34호 대차파손사건 (2017년 12월 11일)
관련보도 (2017년 12월 13일 도쿄신문, 일본어)
JR서일본 소속의 노조미34호(N700계) 운행중 JR서일본 구간내에서 이상한 냄새 및 소리를 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열차운행은 계속되었고, JR도카이 구간에 들어서 승무원이 교대한 후 JR도카이 소속 승무원이 이상징후를 신고하여 나고야역에서 운행이 중단된 사건이 있었어요. 이 열차를 검수해 본 결과, 대차, 즉 열차의 바퀴가 편성된 세트 부분이 찢어져 있었고, 조금만 더 달렸다면 분해되고 말았을 것이 분명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2. 노조미265호 차내살인사건 (2018년 6월 9일)
관련보도 모음(일본 지지통신사, 일본어)
도카이도신칸센 신요코하마-오다와라 구간을 달리던 노조미265호 열차내에서 흉기난동사건이 발생했어요. 그 결과 남성 1명이 살해당하고 여성 2명이 부상당하는 대참사가 발생. 범인은 피해자들과 모르는 사이로, 누구든지 좋으니 죽이고 싶어서 마구잡이로 칼부림을 저질렀다고 증언했어요.

3. 노조미176호 선두부파손사건 (2018년 6월 14일)
관련보도 (2018년 6월 15일 산케이, 일본어)
산요신칸센 고쿠라역에서, 하카타발 도쿄행 노조미176호 선두차 앞부분이 부서진 것을, 반대방향으로 운행중인 미즈호615호의 기관사가 발견하여 이 사고가 알려졌어요. 당시 노조미176호의 기관사는 선두부에 무엇인가 충돌한 것을 느끼긴 했는데 과거에 소동물이 뛰어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그 충격음 또한 그럴 것이라고 여겼다고 하네요. 그러나 조사결과, 선로 및 부서진 선두부에서 사람의 시신 및 의복 일부가 발견되어 인명사고인 점이 드러났어요. 결국 사고조사 등을 위해 JR서일본 관할의 산요신칸센에서는 열차운행이 일시중단되기도 했어요.


이 사고들을 보면 섬찟한 점이 의외로 많이 보여요.
쟁점을 뽑아보면, 대략 2가지로 압축되고 있어요.

하나는 이상징후를 포착하고도 무시하는 풍조.
일본에서는, 철도차량이 다른 회사의 구간을 운행할 경우, 승무원이 교대하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어요.
일례로 도카이도-산요신칸센의 경우는, 도카이도신칸센(도쿄-신오사카) 구간은 JR도카이, 산요신칸센(신오사카-하카타) 구간은 JR서일본이 관할하고 있으며, 각 회사 구간에서는 그 회사 소속 승무원이 운전하게 되어 있어요. 위의 노조미34호 사건에서 만일 교대하는 원칙이 없었더라면, 이상징후를 감지한 JR서일본 소속의 승무원들이 운전을 강행했을 것이고, 상황은 대참사로 귀결되었을 거예요. 사실, 운용되는 교통수단 중 승무원이 교대하지 않는 상황이 더 흔하다는 것을 생각할 때, 2017년 12월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인 것이 아니라 다음 사고가 미래의 불특정 시점으로 미루어진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누구든지 희생자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어요.

다른 하나는 작정하고 벌이는 사건사고에의 취약성.
6월 9일의 살인사건처럼, 누군가 열차를 타서 무작정 사람을 해치겠다고 하면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미연에 방지하기에도 난점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어요. 사실 열차를 이용하는 데에는 신분확인이나 물품검사 등을 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철도회사가 운행중인 열차내에 보안요원을 배치하여 순회시키지 않는 한 열차내의 안전은 다른 승객의 선의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천수답 상태에 놓여 있어요. 사실 보안요원을 배치시킨다고 하더라도 어떤 열차에 얼마나 배치가능할까, 대응력은 얼마나 좋을까의 문제가 남는데다, 철도의 운영주체가 사기업인 경우 보안요원의 대응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용인되는가의 법리적 문제도 같이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일본의 경우 일본국유철도 시대에는 자체 철도공안원을 유지했지만, JR로 이행한 이후로는 시설이 위치한 현지 경찰의 관할을 받게 변경되어 있는데, 인력, 비용, 대응시간 등에서 드러날 한계는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확연히 보이기 마련이예요.


이렇게 신칸센의 안전이 정면으로 위협받는 사례가 생기고 있는데, 과연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그리고 신칸센이 아닌 다른 교통수단에서는 나타나지 않을지 장담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대답하기에는, 확증할 근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