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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이 소련놈아" 라는 욕설이 있었던 시대

SiteOwner 2018.06.06 20:55:57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별별 욕설을 다 들어봤는데, 한때 유행했다가 시대의 흐름에 묻혀서 이제는 더 이상 듣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제목에 인용한 "야이 소련놈아" 라는 것.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두어야겠군요.
1983년 9월 1일, 대한항공 KE007 여객기가 소련 방공군의 Su-15 전투기에 격추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대참사에 대한 소련측의 반응은 진영논리 그 자체로, 미국의 정찰기를 격추한 게 뭐가 나쁜가, 한국은 국제연합 가입국이 아니니까 말할 권리도 없다 등등의, 무책임을 넘어서 아예 격추된 것이 잘못이라고 한국측을 비난하는 것이었습니다. 국민학교 취학을 앞두고 있던 그 때에 전국 각지에서 소련 규탄대회가 많이 열렸던 것도 방송에서 많이 봤다 보니 기억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행실이 나쁘다 싶은 아이에게 잘 하던 욕이 "야이 소련놈아" 라는 욕설이었지요. 특히 그 상대가 백인같이 생겼다면, 그 욕설을 마주할 확률은 배증했다고 보면 됩니다. 당시에는 그런 욕설은 다른 것보다도 특히 질나쁘게 여겨지고 그랬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참 많이 흐르고 했다 보니, 아마 그런 욕설이 있었다는 자체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소련이 해체된 지도 한 세대가 다 되어 가니,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소련이 역사 속이었던 사람들도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