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게 제대로 된 말이면 모르겠는데, 하나도 그렇지 않으니 대체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어야 할지...그래도 정녕 비판답게 해 보자면 이렇게 될 것 같네요.
일단 2번 사안은 전체적인 논점과는 상관없으니 논점일탈.
그리고 중대한 의료관련 사안에서 환자의 상태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다 법률전문가인 현직 변호사들조차도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의견을 내놓고 있는 마당에, 법률전문가도 아닌 국회의원이 위법 왈가왈부하는 게 무슨 설득력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1번 및 3번 사안도 논파되네요.
북한이 기생충의 나라가 되었다? 몸 안의 진실은 은폐되어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이건, 공산주의 유머에 나오는 스탈린이 바보인 것이 극비사항인 것과 동급의 것인가요. 북한에 대해서 도움의 손길을 주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 진실은 은폐되어야 할 게 아니라 백일하에 드러나야 하는 게 아니었나요?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게 정의 아니었던가요? 그러면, 평화를 위해서는 진실은 얼마든지 왜곡되고 은폐되어야 했던 것일까요? 무엇을 읽고 배웠는지를 모르겠어요. 이럼으로서 4번 사안도 여지없이 깨지네요.
5번 사안에서는 더더욱 문제가 있어요. 정말 잘못한 자들은 누구일까요? 자유를 억압하고 몸에 기생충을 키울만큼 학대하는 북한정권이 아니었던가요? 대한민국이, 북한만큼 나쁜 관음증인 나라라니...최소한 북한이 나쁘다는 건 인식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게 목숨을 걸고 탈출한 사람을 보호한 우리나라가 북한만큼 나쁘다니, 이건 아니죠. 그럼 그 귀순자가 좋고 나쁨도 판단못해서 나쁜 결정을 했다는 것이고, 그게 그에 대한 인격테러가 아닐까요?
뭐 여기까지는 관점의 차이라고 이해해 보도록 할께요.
그런데 오늘 올라온 글에서는 도저히 정당화되지 못할 것이 올라와 있으니까요. 이것 또한 요약해 볼께요.
1번 사안에서 속으면 안될 것 같네요. 후속하는 사안으로 미루어볼 때, 저 국회의원은 의사를 인신공격하기 위해서 재승박덕(才勝薄?)한 인물로 만드는 억양법을 구사하고 있으니까요. 즉 쟁점은 그가 뛰어난 의사인 점이 아니라 그가 사회를 혼란시키는 인물이자 범법자이자 의료인의 얼굴을 한 살인범이나 마찬가지라고 욕을 하는 것이 되고 있어요.
2번 사안의 문제점. 기생충이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중학교 과학 수준으로도 이미 다 알려진 게 아니었던가요? 게다가 내장이 피탄되어 신체 내부가 새어나온 분변에 오염되면 당연히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이 일어나는 것인데, 이게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무관하다는 게 참으로 놀랍기 그지없네요. 이미 이 사항은 뉴스에서도 언급되었을텐데, 이걸 아예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애써 외면하는 것인지.
3번 사안은 현직 변호사들이 논파했으니 재론할 것이 없네요.
4번 사안이 문제가 되면 그걸 중점적으로 논했어야죠. 그런데 11월 7일 글에서도 저건 주된 논점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수술실에 누가 있는지는 현장의 판단이 우선인 것이 아니었던가요? 의료법에 군 정보기관의 요원들이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그런 조항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이것도 법률전문가들이 밝혀주면 좋겠네요.
5번 사안의 반례. 지금 그 귀순병사의 이름과 얼굴을 아는 분이 누가 있나요? 당장 이것만 봐도 적절한 사례가 아님은 당장 드러나게 되어 있고, 게다가 그와 배리 맥기어리가 같은 입장이 아닌 것에서도 예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되어 있어요.
4년 전에 썼던 글인 이런 정당이 있다면 어떨까요에서 상정한 것보다 더한 사례가 나오니 참으로 기가 막혀요.
뭔가 일말이라도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할텐데, 자신이 견지하는 모종의 정치적 입장이나 신념을 위해서 추잡한 궤변을 늘어놓다니...대체 그 입장이나 신념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러는 걸까요.
게다가 하나 더. 조금 전에 올라온 것이 하나 있길래 소개해 드려요.
김종대, ‘인격테러’ 논란 “오해다...차후 논의해보자” (2017년 11월 22일 중앙일보)
그렇게 대단한 입장이나 신념이 문제로 부상하니까 오해, 차후 논의 등을 방패로 내세우는 것을 보면 또 뭐라고 해야 할지...
2017년 11월 23일 추가
그 국회의원이 의사를 만나서, 오해를 풀고, 상처를 준 게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밝히긴 했는데...
솔직히 의구심이 안 들 수가 없어요. 이미 그렇게 온갖 추잡한 말로 이국종 교수 및 국민들의 속을 다 헤집어 놓고 나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조건부 사과? 글쎄요. 그것으로 민심을 속이기보다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게 더 나아요. 최소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 손바닥의 면적만큼은 하늘이 안 보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