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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와 계란의 수난, 그리고 일상을 둘러싼 생각

마드리갈 2017.08.18 20:18:10

올해 겨울의 끝자락에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서, 스치고 지나가는 것들을 돌아보기 제하로 글을 한 편 쓴 것이 있었어요. 그 글에서 다룬 것 중에는 AI의 대유행과 그로 인한 닭고기와 계란에 가해지는 영향에 대한 생각도 있었어요. 일상생활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당연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래서 일상의 일부분이 엄청난 사치가 될 수도 있다고...


그 글을 쓴 시점은 입춘이 시작되기 전인데, 지금 글을 쓰는 시점은 입추가 지난 시점.

그래서 이미 반년도 훨씬 넘었는데, 이제는 그때와는 달리 AI가 아니라 살충제가 문제이고, 닭이 살처분되는 대신 계란이 대량 폐기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요. 그때든 지금이든 닭고기와 계란은 수난을 겪고 있고, 그것들을 소비하는 우리의 식생활이 더 이상 일상다반사가 되지 못하는 듯해서 불안감이 엄습해 오고 있어요. 닭고기와 계란 그 다음에는 대체 무엇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인가, 그리고 그 때가 되면 어떤 혼란이 엄습해 올까, 그리고 우리의 일상은 평온히 지켜질 수 있을까를 연속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사고력에 한계가 오는 것 같네요.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수 있는가를 제언할 능력도 지위도 갖고 있지 못한 저로서는 이런 생각마저 들고 있어요.

현대인의 삶은 문명의 혜택을 어느 때보다 많이 입고 있으면서, 그와 동시에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외부사정에 가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삶이 아닐까, 그리고 이렇게 위기에 노정된 삶 속에서 일상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고 또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등을...


이렇게 닭고기와 계란에 가해지는 수난이 한때의 수난으로 끝나기보다는, 현 상황에서 언제든지 발생가능한 위험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지혜를 창안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이 관심이 옅어지면 재발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머지 않아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