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월 11일은 일본 최북단 도시인 왓카나이 시와, 일본 최북단 지점인 소야 곶을 탐방합니다.
출발에 앞서 아침식사를 든든히 합니다.
날씨는 전날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입니다. 서둘러 삿포로 역으로 이동합니다.
왓카나이 행 열차 출발 시간보다 여유 있게 역에 도착합니다.
삿포로 발 왓카나이 행 특급 열차는 '슈퍼 소야' 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아사히카와 역까지는 주요 역만 정차한 후 소야 본선을 따라 각 역 정차합니다. 소요 시간은 편도 5시간 10분.
역무원에게 레일패스를 보이고 7시 48분발 슈퍼 소야가 정차하는 플랫폼으로 올라갑니다.
드디어 저를 왓카나이 역까지 바래다 줄 슈퍼 소야가 7번 플랫폼으로 들어옵니다. 특유의 모양새 때문에 국내 일부 철도 동호인 사이에서는 '밥통 열차'라고도 불립니다.
자, 이제 긴 철도 여행을 시작합시다.
열차 내 편의시설은 나쁘지 않았지만 자판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이 약간 아쉬웠습니다.
정시에 삿포로 역을 떠나 북쪽으로 출발합니다.
삿포로 도심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슈퍼 소야가 북쪽으로 가면 갈수록 감탄사가 자연히 나오는 절경이 제 동공을 채웁니다.
솜처럼 폭신하고 안개꽃처럼 깨끗한 설국(雪國)의 향연입니다.
아사히카와 역을 지난 슈퍼 소야는 소야 본선을 따라 더 깊은 눈의 세계로 저를 안내합니다.
점심때가 되어 삿포로 역에서 산 에키벤을 먹습니다. 철도 강국인 일본답게 한국의 KTX에서 파는 도시락보다 더 월등한 가격 대비 품질을 자랑하였습니다.
아직 왓카나이 역까지는 1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오호츠크 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왓카나이 시 중심부 방면에 위치한 미나미왓카나이 역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소야 본선의 종점이자 일본 최북단 역인 왓카나이 역에 도착합니다.
현재 왓카나이 역은 2012년에 신축하여 역 내에 영화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역 내에 위치한 버스 매표소에서 소야 곶 행 버스표 왕복 1장을 구입합니다.
철도종단점 푯말에서 일본 최북단 역에 온 것이 실감났습니다.
왓카나이 역과 미나미왓카나이 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왓카나이 시 시가지입니다.
소야 곶 행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옵니다. 이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더 가야 합니다.
왓카나이 시는 비록 작으나마 슈퍼, 약국, 편의점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거의 다 갖추고 있습니다.
일본 최북단 타이틀을 자랑하는 맥도날드 왓카나이점입니다.
시가지를 벗어나자 새파란 오호츠크 해가 시야에 비칩니다.
저 멀리 레분 섬이 보입니다.
드디어 소야 곶에 도착했습니다.
소야 곶 버스 정류장에서 100m 남짓 떨어진 곳에 일본 최북단 비가 있습니다.
저 멀리 손에 잡힐 듯 사할린 섬이 보입니다.
이어 소야 곶 공원에 올라갑니다.
발목까지 푹푹 들어가는 눈밭을 헤치고 정상까지 거침없이 전진합니다.
예전 일본군 망루를 거쳐,
북해도 우유 생산 기념상을 지나치고,
일본 최북단 라멘 가게(유감스럽게도 겨울철 동안에는 휴업합니다.) 근방에......
1983년 9월 1일 승객 및 승무원 포함 260명을 희생시킨 대한항공 007편 피격 사건 추모비가 우뚝 서 있습니다. 사실, 오늘 왓카나이 및 소야 곶 탐방을 결정한 결연했던 이유는 바로 이 추모비 참배에 있었습니다.
쏟아지려는 오열을 삼켜 가며 추모비를 덮고 있는 눈을 치우고 절을 올립니다.
참고로, 추모탑 꼭대기가 가리키는 방향 쪽에 있는 바다가 항공기 추락 장소 지점입니다. 사고 후 3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저 바다 아래 희생자들의 영혼과 사고기의 잔해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추모비 참배를 마치고 소야 곶을 기준으로 한 각 주요 도시의 팻말을 잠시 바라봅니다.
소야 곶 공원을 내려와 기념품점에서 잠시 추운 몸을 녹입니다.
소야 곶 주변의 가게는 겨울철에 휴업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버스 정류장 내부에 있는 방명록입니다.
왓카나이 역 행 버스에 다시 몸을 싣습니다.
해질 녘에 옷카나이 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왓카나이 역 안의 기념품점에는 거의 '일본 최북단'을 상징하는 물품들이 많았습니다. 여기서만 파는 에키벤을 사려고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매진되었습니다.
왓카나이 발 삿포로 행 슈퍼 소야가 플랫폼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4시 49분에 왓카나이 역을 출발하여 삿포로 역에는 밤 10시에 도착합니다.
정시에 출발한 열차는 급속도로 어두워지는 북해도의 날씨를 뚫고 어둠 속을 전진합니다.
삿포로까지 가는 5시간 동안 저녁 도시락을 먹고, 같은 객실에 탄 일본 분과 서툴지만 일본어로 열심히 이야기를 하며 보냅니다.
마침내 오후 10시에 삿포로 역에 도착했습니다.
아침에 본 역 중앙에 걸린 시계가 환한 모습으로 북해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빛내 주었습니다.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지며 북해도의 마지막 밤이 지나갑니다.
다음은 도쿄 이동, 탐방 및 요코하마 탐방을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