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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1반 38번의 비오는 그날

SiteOwner 2015.04.01 22:10:52

3월에서 4월로 바뀌는 주간.

비가 오고 있고, 벌써 오래 전에 지난 일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습니다.


28년 전의 이 주간에도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이 3월 30일, 수요일이 4월 1일이었던 것도 똑같습니다.

하지만 28년 전의 저는 당시 국민학생, 그리고 지금의 저는 이미 어른이다 보니 이것은 같지 않군요.


그 때의 저는 4학년 1반 38번.

당시 다녔던 학교에서 남학생으로서는 유일하게 30번대의 번호를 달고 있었습니다.

그 학교의 번호부여방식이 남학생은 1번부터, 여학생은 남학생의 번호가 끝나면 그 다음부터의 번호를 부여받는 식이라서 보통 한 반이 40명 이내였던 그 때의 사정으로 볼 때 남학생은 20번대도 나오기 힘든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학생이라서 그렇게 번호를 부여받지는 못하고, 전입된 반의 여학생의 끝번호인 37번 다음의 38번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해에 이름으로는 거의 불리지 못했습니다. 버젓이 이름 석 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통칭은 "전학온 아이" 이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다음해에야 달라져서 5학년 때부터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게 되었지만요.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그 학교에 입학한 것이 아니고 도중에 전학온 사실 자체가 달라진 것이 아닌데, 같이 새학년을 시작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어린아이들조차도 그렇게 안팎 구분을 한다는 게 지금 생각하면 묘하게 느껴집니다.


특별히 좋은 기억도 없는 그 국민학교에서 보냈던 첫 주간이 갑자기 생각나고 있습니다.

왜 생각났느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사실 정확히 대답할 자신은 없습니다. 그냥 갑자기 생각났으니까요.


아직도 28년 전의 그 주간의 월요일 아침이 생각납니다.

노란 교모를 쓴 채 등교하는 학생들, 그리고 그날부터 그 학교의 학생이 된, 교모를 쓰지 않았던 저의 모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