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쿠사츠(草津)라는 지명을 가진 곳으로 특히 유명한 곳이 군마현 쿠사츠마치(群馬県草津町)라는 온천마을. 여기는 피부미용에 아주 좋은 유황온천이 유명하고, 오래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저도 거기서 온천욕을 즐기며 그 위력에 감탄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똑같은 한자를 쓰는 시가현 쿠사츠시(滋賀県草津市)가 있어요. 군마현의 그 쿠사츠와는 달리 온천이 없는데, 일본인들조차도 쿠사츠온천(草津温泉)을 목적으로 시가현의 그 시를 찾았다가 온천이 없다는 것을 알고 허탕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혼동되고 있어요. 일본인들도 그런데 외국인이라고 혼동하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다 실제로 대만인들이 잘못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여기서 쿠사츠시 관광물산협회(草津市観光物産協会,
공식사이트/일본어)의 직원이 구사한 역발상이 재미있는 그리고 엄청난 효과를 냈어요. 일본의 유명한 화과자(和菓子)인 온센만쥬(温泉まんじゅう, 온천만두)의 형태를 하되 온천마크의 가운데에 취소선을 넣은 "온천없는 만쥬(温泉ないまんじゅう)" 가 협회의 의뢰로 시내 화과자점에서 개발되어 2025년 6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고 화제를 모으며 히트상품이 되었어요. 바로 이렇게.
이미지 출처
(여기에 온천은 없습니다! 착각을 역발상으로 지명도 향상을 꾀하다 - 시가현 쿠사츠시, 만쥬가 히트상품으로, 2025년 12월 1일 지지통신 기사, 일본어)
현 한가운데에 있고 현 면적의 1/6을 차지하는 일본 최대의 호수인 비와호(琵琶湖)를 제외하면 존재감이 다소 낮은 시가현에서 인구 2위를 차지하는 쿠사츠시가 온천이 없어서 온천관광지 쿠사츠와 혼동되긴 하지만, 그것을 뒤집어 지명도를 높이는 이런 참신한 발상에는 역시 미소짓게 되어요. 아직 시가현 쿠사츠시에는 가 본 적이 없지만, 가 보고 싶어지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