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법정단위 사용금지" 를 골자로 하는 미터법 강제가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
여기에 의문을 하나 더해 보겠습니다. "그럼, 아리랑과 애국가는 미터법으로 개사하지 않나요?" 라고.
아리랑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애국가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전근대사회에 통용되었던 거리의 단위 리(里)는 0.4km 정도라고 하니 아리랑의 "십리" 는 "4킬로미터", 애국가의 "삼천리" 는 "1,200킬로미터" 로 바꾸어야 합니다. 나아가서 충청남도의 해안인 만리포 또한 4,000킬로미터포로 바꾸어야 합니다. 국토의 길이가 1,200km이면서 해안선이 4,000km인 단일지역이 있다는 것은 모순이긴 합니다만 뭐 언제 그런 걸 따지기라도 했습니까. 그러려니 하지요.
한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노래인 아리랑도, 대한민국의 국민의례 및 국제 스포츠행사에 등장하는 애국가도 위법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니 이런 것부터 비법정단위를 퇴출해야 법이 살지 않겠습니까?
이런 주장이 무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4년 전의 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생활 속의 역사왜곡 하나 - "초등학교" 의 용법 제하의 글에, 국민학교 세대인 사람들이 그 교육기관의 이름이 초등학교로 바뀐 이후에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기억을 소급해서 조작하는 행태가 있었습니다. 즉 현재가 과거를 바꾸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리랑이나 애국가의 가사도 소급해서 바꾸어서는 안될 이유가 없습니다. 과거의 문학작품을 현대어로 옮겨서 소개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 정도도 못해서 법에 무슨 권위가 서겠습니까. 애초에 없는 권위였으니 세울 여지고 뭐고 없다고 반론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체중을 킬로그램 이외에도 영미단위계인 파운드나 척관법인 근으로도 보여준다고 판매금지처분을 당한 체중계 관련보도가 생각납니다. 그 업체는 중국기업이었음을 어필했어야 할텐데 말이죠. 중국 앞에서는 언어생활도 간접광고 규제도 다 구부러지는데,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