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여러 사람들이 제기한 갑질의혹은 "당신이 예민해서 갑질 운운하는 것" 의 수준을 넘지 않게 됩니다. 즉 잘못된 사람은 의혹의 장본인이 아니라 스리슬쩍 바뀌어버려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이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미 5년 전 여름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박원순 사망사건 이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자행한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 여비서에 대해 피해호소인 운운하던 더불어민주당의 여성 국회의원들이 보였던 논리와 하등 다를 것이 없습니다. 피해호소인이라는 용어가 매우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실상은 "당신은 호소하는 사람일 뿐이고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다" 내지는 "당신만 조용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닌가" 라는 폭력에 지나지 않습니다.
5년 전 그때의 피해호소문 입장문에 이름을 올렸던 강선우 의원이 사과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과의 진정성은 개인 차원에서는 유효할 수도 있겠지만 정당 차원에서는 부정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진정성은 무엇을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 판단의 기준조차 안 잡힙니다. 그러니 논평할 가치도 뭣도 없는 것입니다.
혹시 어딘가에서 개혁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이유를 말할 수 없는 채 주진되는 개혁이겠지요. 그리고 국민의힘, 보수, 기득권, 영남, 일본, 미국, 신자유주의, 세계화 등의 탓을 하면 될 일이고. 인생 참 편하게 삽니다. 영국의 록그룹 비틀즈의 1967년 발표곡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Strawberry Fields Forever) 노래에서 말하듯이, 눈을 감고 모든 것을 오해한다면 인생은 쉽게 살 수 있을테니까요(Living is easy with eyes closed misunderstanding all you s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