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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Lester 2024.12.31 06:09:01

어쩌다 보니 하루 앞당겨서 새해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맡았던 대규모 업데이트 번역이 드디어 오늘 새벽 2시쯤에야 끝나고 자잘한 오타 및 누락 수정도 방금 새벽 5시쯤에 전부 끝났기 때문입니다. 사실 새해를 넘기면서 느긋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애매하게 남은 걸 그냥 하루 정도 무리해서 후다닥 끝내고 허심탄회하게 연달아 쉬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마음이 명경지수 그 자체입니다. 입술 한 쪽 끄트머리가 찢어져서 입을 열 때마다 붙었던 게 떨어지는 건 귀찮기 그지없습니다만... 이제 생각없이 푹 쉬다 보면 나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어제나 오늘에 부모님께서 다녀가셨어야 합니다만... 다소 언성을 높여가면서 나중에 오시라고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앞뒤맥락을 일일이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만, 저라는 존재가 거부당하는 것은 이제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게 훤하거든요. 작업도 마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허한 몸에 이중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졸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을 정도입니다. 워낙 당신들 입장만 생각하시는 분이시라... 이제 설날 지나고 1월 마지막(31일)에 오신다고는 하는데, 만에 하나 들어올지도 모르는 작업의 유무에 따라 스트레스의 가중치가 달라질 뿐이지, 피곤하고 괴로운 건 똑같을 듯합니다. 차라리 그 때 자잘한 일이 하나 들어와서, 바쁘니까 부모님 모시질 못한다는 식으로 흘러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패륜적인 생각도 듭니다.


그건 월말에 가서 생각할 일이고... 묵혀뒀던 소설인 코스모폴리턴은 하도 오랫동안 손을 놓아서 그런지 어떤 목표와 마음가짐으로 연재하고 있었는지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그나마 간단하게 복기를 해보니 유독 튀는 에피소드 3은 (게시글을 무작정 지울 수는 없으니까)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비공식으로 돌리고, 에피소드 1와 2를 통합해서 4회차 제한이라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굴레를 벗어던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에피소드 3을 새롭게 쓰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소재는 뭘로 해야 할지 다시 고민해 봐야겠지만, 범죄물이라도 느와르적인 면을 줄이되 통쾌한 권선징악을 표방하는 버디 해결사물이라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소재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아예 독립된 단편을 써서 연습이나 몸풀기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고르고13 팬픽 정도면 괜찮을 것 같거든요. 기상천외한 과학적 트릭이나 상세한 역사적 배경 같은 건 철저히 빼고, 무쌍을 찍는 쪽으로 말이죠. 게다가 뭘 해도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 고르고13의 암묵의 룰이기도 하니, 읽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부담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쪽도 소재를 생각해 봐야 하는 건 마찬가지지만요.


그림은... 번역 때문에 무리해서인지 오른팔이 쑤시는 것을 감안하면, 펜을 잡는 건 아직 힘들 것 같습니다.




뭐 그렇습니다. 그 진절머리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2024년과 함께 보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홀가분합니다. 이제 푹 잤다가 병원에 잠깐 들러보든지 한 뒤에, 집에서 혼자 근하신년할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포럼 회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André Rieu - Auld Lang Sy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