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에서 특정대상을 언급할 경우에 제3자 비유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이를테면 북한의 여성악단을 소개하면서 "북한판 소녀시대" 라고 한다든지, 최근에 요트 사고로 목숨을 잃은 영국의 기업가 마이크 린치(Mike Lynch, 1965-2024)에 대해 "영국의 빌 게이츠" 라고 비유한다든지 하는 경우. 물론 이것은 한국언론만의 문제는 아니고 세계 여러 나라의 언론에서도 발견되는 문제이다 보니 국내언론만을 탓할 것은 아니지만 생각해 볼 여지는 아무래도 충분하겠죠.
인간의 인식능력은 자신이 관련된 범위 내에서 결정되니까 그렇게 유명한 제3자에 비유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게 정보오염 및 그 인용대상이 되는 제3자에 대한 풍평피해(風評被害). 즉 기사를 오도해서 정작 기사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뒷전이고 그 제3자만 기억에 각인되어서 정보를 잘못 습득하게 된다든지, 일부를 편집해서 가짜뉴스를 만들기 용이해진다는 등의 문제가 있다든지 하는 정보오염의 위험은 한결 높아지는데다 그 인용된 제3자가 선의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점까지 세심하게 고려하면 안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는 보이지도 않아요.
이 사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겠죠.
그리고, 방치하기만 해서는 안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