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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적 망상 외전 8 - 운석으로 만들어진 화살촉

마드리갈 2023.08.03 22:22:27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나오는 기이한 물건인 화살은 3부 이후의 주요 캐릭터들의 특수능력인 스탠드를 발현시키는 도구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 제작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3부와 5부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쟝 피에르 폴나레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백년 전에 누군가가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에서 채취한 광물로 화살촉을 제작했다는 것 정도는 확실해져 있어요. 그리고 그 화살촉의 제조에 쓰인 운석이나 그 화살촉에 찔릴 경우에는 보통의 경우 죽게 되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은 인간이나 동물은 스탠드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꼭 창작물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운석의 성분으로 만들어진 화살촉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어요.
스위스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의 화살촉은 대략 기원전 900년에서 기원전 800년 사이에 존재했던 뫼리겐(Mörigen)이라는 청동기시대의 집단거주지에서 만들어진 물건으로 길이 39.3mm(=1.54인치)에 질량 2.9g(=0.1온스)의 작은 금속편이죠. 여기에는 외계에서 유입된 알루미늄의 동위원소인 알루미늄-26이라든지 운석에서만 발견되는 형태의 철과 니켈의 합금도 발견되어 있어요.

meteorite-arrowhead-l.jpg
이미지 출처
Bronze Age Arrowhead Made From Meteorite Found In Switzerland, 2023년 7월 28일 IFL Science 기사, 영어


더욱 놀라운 것은 그 화살촉 제작에 쓰였던 운석이 출토지역 근처의 것이 아니라는 것. 유력한 후보는 체코의 보후밀리츠(Bohumilitz), 스페인의 레투에르타 데 브라케(Retuerta del Bullaque) 또는 에스토니아의 칼리자르프(Kaalijarv). 특히 청동기에 해당되는 기원전 1870년에서 기원전 1440년 사이에 운석충돌이 있었던 에스토니아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곳에 떨어진 철질운석이 이후 1,600km(=1,000마일) 떨어진 뫼리겐으로 흘러들어가 저렇게 가공된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어요.

저 화살촉이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게 있어요.
운석은 상당히 좋은 소재이고 또한 아직 문명수준이 높지 않던 청동기시대의 유럽에서도 발견지에서 먼 지역에까지 유통될 정도로 유용했다는 것.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등장하는 화살촉이 운석으로 만들어졌다는 설정도 결코 허무맹랑한 게 아니라는 것이 이렇게 고고학적 발견으로 증명되고 있어요. 제작자는 오래전에 생각을 그만두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