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오랜 담론에서 간혹 읽히는 심술

SiteOwner, 2024-10-29 22:10:24

조회 수
140

제가 좀 별난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랜 담론이 말하는 교훈이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이미 2022년에도 틀린 옛말에의 집착 그리고 태세전환 제하로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이런 게 있겠지요.
"부자라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착한 사람에게도 결점은 있다."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

이 세 가지만 생각해 보더라도, 이런 담론 속에는 심술이 가득하다는 것이 제대로 보입니다. 그래서, 진정 악한 자는 누구인가에 대해 의문을 안 가질 수 없습니다. 진짜 나쁜 자들은 저 담론의 부자나 착한 사람이거나 못 오를 나무를 쳐다보는 사람일까요? 여기에 대해 저 이야기들은 어떠한 결론도 못 내립니다. 사실 애초에 내릴 수조차 없습니다.
게다가, 예의 담론들은 반박하기가 매우 곤란한 독소조항마저 안고 있다 보니 무비판적으로 진리를 말하는 것인 양 수용되기 쉽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판치는 곳에서 반증가능성을 생명으로 하는 과학이 발전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겠지요.

아무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그런 오랜 담론을 영원불멸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의무나 사명감 따위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도 등장 당시는 최신의 것이었고 그 이전에 오가는 말들을 사어로 전락시켰을테니까요.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4-11-05 09:30:57

해당 의견들...? 의견들이라고 해야하나요, 저 문장들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거든요.

"부자라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이게 돈을 바라지 않을 이유는 아니죠. 부자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밥값이 저렴해지지는 않거든요. 애초에 그 부자의 행복은 제 고려대상이 아니고...

"착한 사람에게도 결점은 있다"... 그게 착한 사람의 착한 부분을 본받지 않을 이유도 아니고, 결점을 비난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아닌 거 같고 그렇네요.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 마라"... 제 친구가 말해준 이야기면서,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말인 "하버드를 목표로 공부하다 보면 서울대는 갈 수 있게 된다"하고 완전 반대되는 느낌이네요. 못 오를 나무를 보면서 나무를 타는 연습을 하다보면, 큰 나무는 아니더라도 작은 나무는 탈 수 있지 않은지...

문장들이 완벽히 옳지는 않아보이는구나... 싶어요.

SiteOwner

2024-11-06 00:14:52

사실을 말한다고 해서 그렇게 말하는 사실이 온전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어차피 그렇게 담론 속의 사실은 모종의 렌즈로 취사선택된 사실일 따름입니다. 눈을 감은 채로 코끼리의 몸 여기저기를 만져서 얻어진 사실이 그 자체로 무슨 가치를 지니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은 아주 빨리 나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유효한 담론이었다고 해서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고루합니다. 그러니 옛 말을 금과옥조로 여겨 무비판적으로 신봉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좋은 의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Board Menu

목록

Page 1 / 31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

6
Lester 2025-03-02 373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453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284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21
마드리갈 2020-02-20 4096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129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132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728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245
6236

2025년 각국 프로야구도 West Side Story

  • new
SiteOwner 2025-11-02 4
6235

야마노테선(山手線), 순환선 영업 100주년을 맞다

  • file
  • new
SiteOwner 2025-11-01 13
6234

그럼, 아리랑과 애국가는 미터법으로 개사하지 않나요?

  • new
SiteOwner 2025-10-31 14
6233

[이미지 없음] 카고시마수족관에서도 뱀을 봤어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30 23
6232

주권국가와 테러조직의 화해라는 헛소리에의 중독

  • new
마드리갈 2025-10-29 27
6231

여행박사, 11월 24일부로 사이트영업 종료

  • new
마드리갈 2025-10-28 33
6230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어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27 60
6229

근황과 망상

7
  • new
Lester 2025-10-25 108
6228

오늘부터는 여행중입니다

2
  • new
SiteOwner 2025-10-22 45
6227

인생의 따뜻한 응원가 "웃거나 구르거나(笑ったり転んだり)"

  • new
마드리갈 2025-10-21 39
6226

말과 글에 이어 태극기도 중국우선주의에 밀린다

2
  • new
마드리갈 2025-10-20 47
6225

포럼활동에서 한계를 느낄 때도 있어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19 49
6224

Windows 10 지원연장은 되었지만....

2
  • new
마드리갈 2025-10-18 53
6223

스스로 생각하고 찾기

2
  • new
SiteOwner 2025-10-17 56
6222

부동산정책에서 실패하고 싶다는데 어쩌겠습니까

2
  • new
SiteOwner 2025-10-16 58
6221

러시아의 잠수함 노보로시스크의 수상한 행적

2
  • file
  • new
마드리갈 2025-10-15 61
6220

국내 정치상황이 일본에 종속되지 않으면 큰일날까요?

2
  • new
마드리갈 2025-10-14 64
6219

학구열이나 내집 마련의 꿈이 탐욕으로 매도당한다면

2
  • new
마드리갈 2025-10-13 67
6218

10월 중순에 이렇게 연일 비가...

2
  • new
마드리갈 2025-10-12 72
6217

반동이라는 표현은 이제 거침없이 쓰입니다

2
  • new
SiteOwner 2025-10-11 75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