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글서체의 개척자 최정호에의 늦은 재조명에 대해

마드리갈, 2024-01-12 09:33:06

조회 수
147

오늘날 한글서체의 기본적인 명조체 및 고딕체의 원안은 서체도안가 최정호(崔正浩, 1916-1988)의 작품이죠. 그리고 그 원안은 동아출판사(현재의 동아출판)의 김상문(1915-2011) 사장이 1955년에 그를 발탁한 이후 1957년에 빛을 본 이후로 한글서체의 모범이 되어 왔어요.

최근에 최정호 박물관이라는 웹사이트가 개설되었고 또한 이것이 조선일보에 기사로 보도되었다 보니 둘 다 인용해 봐야겠어요.

보통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관련을 전공하거나 관심이 많거나 하지 않다면 이 디자이너의 이름을 아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요. 저는 전공자는 아니고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보니 오래전부터 알고 있지만요. 이렇게 최정호에 대한 재조명에 만시지탄(晩時之嘆)을 느끼면서도 이렇게라도 기념할 수 있어서 다행으로 여기고 있으면서 한편으로 오늘날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위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저도 오빠도 국내 미디어의 서체사용에 대해서 포럼에서 비판해 왔죠.
저는 미국의 미디어 버즈피드(BuzzFeed)의 몰락에 대해 다룬 지금 국내언론이 버즈피드(BuzzFeed)를 비웃을 때인지... 제하의 글에서 버즈피드보다 더 심각한 국내언론의 문제 중의 하나로서 북한폰트 사용을 지적한 바 있어요. 게다가 오빠는 그렇게 북한폰트가 좋으면 적화통일로 길로 가면 평생 북한폰트나 써야 한다고 북한폰트 범람에 대한 극언(極言) 제하의 글에서 제목 그대로 극언으로 비판하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이 사회가 언어에 관심없는 사회이고 한글날에도 이런 점에 대해서는 사회지도층조차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 정말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인용된 조선일보 기사에는 동아출판사체와 같은 해에 나온 로마자 서체인 헬베티카(Helvetica)가 언급되어요. 스위스연방의 라틴어 명칭인 콘페데라치오 헬베티카(Confoederatio helvetica)에서 유래하는 이 서체는 스위스의 서체도안가인 막스 미딩어(Max Miedinger, 1910-1980)가 1957년에 공개하여 1960년에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한 스위스의 문화유산으로 간결함과 정밀함이 돋보이는 기술강국 스위스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서체이자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컨텐츠이기도 하죠. 이렇게 스위스를 알리는 서체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한글이라는 독창적인 문자체계와 최정호라는 막스 미딩어와 동시대인이었던 걸출한 서체도안가의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왜 여기저기에 북한서체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것인가요. 여기저기서 K컬쳐라고 말하면서 왜 한글서체는 푸대접도 모자라서 아예 없는 취급을 하는 것인지.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기 위해 사람의 거주공간에서 공기를 빼서 진공을 만들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겠죠.
그런데 한글서체에 대해서는 이런 생각 자체를 못하는 것 같네요. 그게 지금 우리나라의 오늘인데 이게 또 내일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DDretriever

2024-01-14 06:16:42

고딕체는 지금도 그 파생형이 여기저기서 많이 쓰이고 있죠.

저 또한 회사를 다닐땐 ppt의 대부분을 나눔바른고딕으로 썼었기에 상당히 익숙합니다.

역시 잘 만들어진 서체라 그 뒤로도 꾸준히 개량과 보존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마드리갈

2024-01-14 17:35:18

최정호의 서체디자인은 그냥 과거의 문화유산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지고 또한 진화하고 있는 위대한 그리고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죠. 앞으로 이렇게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관심이 보다 증진되어서 폰트 또한 그냥 당연히 있는 게 있는 게 아닌 우리의 문자언어생활과 함께하는 소중한 도구로서 발전과 계승이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조금 더 나아질 여지가 있음에 희망을 보고 있어요.

Board Menu

목록

Page 1 / 31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교환학생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소개글 추가)

6
Lester 2025-03-02 340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430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254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303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20
마드리갈 2020-02-20 4047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11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105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710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226
6192

오늘밤은 음악과 함께 마무리.

  • new
SiteOwner 2025-09-15 3
6191

대만보다 더 빨리 황혼을 맞는 한국의 경제

2
  • new
SiteOwner 2025-09-14 31
6190

극우 아니면 쓸 말이 없나...

2
  • new
SiteOwner 2025-09-13 38
6189

이른 가을밤의 격세지감

2
  • new
SiteOwner 2025-09-12 46
6188

최신의 생성형 인공지능의 현황

5
  • file
  • new
마키 2025-09-11 104
6187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를 대개편중입니다

  • new
SiteOwner 2025-09-10 39
6186

개혁의 그 다음 목표는 여성이 될 수도 있습니다

  • new
SiteOwner 2025-09-09 45
6185

민주화와 민주당화 반년 후

  • new
SiteOwner 2025-09-08 46
6184

반미투사들의 딜레마

5
  • new
마드리갈 2025-09-07 82
6183

미국에서 벌어진 한국인 대량체포사건의 3가지 쟁점

2
  • new
마드리갈 2025-09-06 49
6182

새비지가든(Savage Garden)의 I Want You 감상평.

2
  • new
마드리갈 2025-09-05 54
6181

정율성을 그렇게도 추앙하는 사람들이 다같이 침묵중?

2
  • new
마드리갈 2025-09-04 56
6180

결속밴드(結束バンド)의 극중곡을 들을 시간

  • new
마드리갈 2025-09-03 42
6179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한 그 교육자

2
  • new
마드리갈 2025-09-02 46
6178

역사왜곡으로 기념된 광복 80주년

  • new
마드리갈 2025-09-01 48
6177

제조업을 멸시하던 국내의 시류에 올 것이 왔어요

  • new
마드리갈 2025-08-31 50
6176

서울의 잘사는 청년이 극우라면 증명되는 것

  • new
SiteOwner 2025-08-30 57
6175

일본의 기묘한 지명 속 방향감각

  • new
마드리갈 2025-08-29 59
6174

<단다단> 애니메이션은 음악덕후들이 만드는 걸지도...

4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8-28 175
6173

"랜드" 와 "란드" 의 구별에 대한 간단한 기준

  • new
마드리갈 2025-08-28 62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