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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잠수함 노보로시스크의 수상한 행적

마드리갈, 2025-10-15 01:05:46

조회 수
65
러시아의 잠수함 B-261 노보로시스크(Б-261 «Новороссийск»)가 지중해에서 작전중이던 9월 하순부터 심각한 고장을 일으켜 연료인 경유가 누출된다든지 수리를 위한 부품도 인원도 부족하여 운용상 난점을 일으켰는데다 10월 들어서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좁은 해협에서 부상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이 잠수함은 영국 및 네덜란드의 해군에 특정당한데다 북대서영조약기구(NATO)의 마크 루테(Mark Rutte, 1967년생) 사무총장은 "고립된 그리고 고장난 러시아의 잠수함이 발을 질질 끌면서 귀환중" 이라고 조롱하기까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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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2010년에 기공되어 2013년에 진수하고 이듬해인 2014년부터 취역한 이 킬로급 디젤잠수함은 러시아해군의 4대 함대 중의 하나인 흑해함대(Черноморский флот)에 배치된 것으로, 2024년에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출범 53년만에 붕괴된 이후에도 시리아의 타르투스(Tartus) 소재의 해군기지에 머물러 있었고 2025년 1월 초에 그 기지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그 잠수함이 어째서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해협에 있었고 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요?
게다가, 장비가 올바르게 작동한다는 전제하에서 작전기간이 식료품의 적재량과 승조원의 인내심만 충분하다면 무한정 작전가능한 원자력잠수함과 달리 이 킬로급 잠수함은 1회 최대 작전기간이 45일에 불과해요. 게다가 흑해함대에서 지중해로 나오려면 터키의 국토 내부의 두 해협인 보스포루스(Bosphorus) 및 다르다넬스(Dardanelles)를 통과할 수밖에 없으니 터키가 최소한 묵시적으로 통항에 승낙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나오려면 이베리아반도와 아프리카대륙 사이의 좁은 바다의 지브롤터해협(Strait of Gibraltar)을 지나야 하는데 스페인, 모로코 및 영국이 연안국인 이 해협은 영국이 스페인의 반환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주요 거점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터키의 최소 묵시적인 승인하에 위험을 감수하고 흑해, 지중해 및 대서양을 오가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작전도중에 결국 이렇게 고장이 나서 속수무책인 상태가 되었는데 과연 이게 정상적인 작전범위내였을지는 의문이 안 들 수가 없어요. 사실 국제수로에서 잠수함이 통항하려면 국기를 게양하고 부상통항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았으니까 목적 자체가 불순했다는 것은 이렇게 증명이 되어요. 

이렇게 국제법을 무시하고 종횡무진하던 러시아의 잠수함전력이 위기를 맞았는데, 러시아는 이 잠수함을 어떻게 할까요?
이제 와서 저 잠수함도 러시아의 것이 아니고 승조원도 러시아해군의 일원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이미 수상한 행적은 이렇게 간단한 추론으로도 어느 정도 추정은 되고, 나토 회원국이면서 러시아에 협조한 터키의 입장은 미국을 위시한 나토 회원국의 분노를 피할 수 없게 되었고, 여러모로 답이 없어졌어요.

냉전기 미국 플로리다주 근해에서 소련의 원자력잠수함이 기관고장을 일으켜 갑자기 부상한 사건이 있었다는데 이번에는 영국과 프랑스 근처에서 디젤잠수함이 같은 사고를 내네요. 역시 역사는 반복되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5-10-20 16:27:42

기묘한 행적을 보인 잠수함이네요.

러시아의 수상한... 아니 수상하지 않은 거 같기도 하네요, 러시아니까...

당당하게 인정하면 러시아만 안 좋아질테지만...

마드리갈

2025-10-21 16:50:46

저렇게 흑해-지중해-대서양을 오간 이유는 뻔해요. 통상적인 잠수함의 임무인 정찰수색도 있겠지만 그것 이외에도 특정한 인물이나 물자의 은밀한 수송의 가능성도 있어요. 특히 공작원을 비밀리에 타국에 상륙시킨다든지 하는 데에 매우 유용해요. 가짜신분의 공작원을 공항이나 항만 등의 공식적인 관문으로 투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예 공작원의 활동지역 근해에까지 접근해서 공작원을 상륙시키는 경우도 있어요. 이 경우 연안국에는 처음부터 정보가 없어서 작정하고 휘젓고 다닐 경우 이미 피해는 발생한 이후죠.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1996년에 강릉 해안에 북한의 잠수함이 접근하여 무장공작원들이 대거 침투한 사건이 있었어요. 또한 2018년에 영국으로 망명하여 귀화한 러시아의 전직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Sergei Skripal, 1951년생) 및 그녀의 딸 율리아에 대해서 독살미수사건이 있었어요. 범인도 누구인지 어느 정도 특정은 되었지만 이미 영국을 빠져나간 후였고, 그래서 영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러시아의 외교관을 대거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찍어 추방하는 식으로 제재했어요.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절대로 없어요.

또 다른 이유로서는 해저에 부정한 공작을 가하는 것. 해저케이블을 끊는다든지 감시센서를 설치한다든지 하는 것이 있어요. 이것도 실제로 벌어지고 있어요. 닻을 끌어서 해저케이블을 손상시키는 수법은 중국이 잘 쓰고 있고, 영국 근해에 러시아의 첩보센서가 부설된 사건도 일어났어요. 오빠의 글인 러시아의 첩보센서는 영국 영해에까지 들어와 있습니다에 소개되어 있어요.


사실 이번의 사태는 러시아에는 별로 불리한 게 없어요. 오히려 얻은 게 2가지 있어요. 하나는 터키의 노골적인 친러노선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집단안보체제 형해화로 이어지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브롤터해협이 무방비로 뚫렸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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