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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빠", "카툭튀" 운운하는 참 저렴한 기사

마드리갈 2021.11.01 12:55:27
제목에는 비하적인 표현인 "빠" 가 쓰이고, 본문에는 "카툭튀" 라는 줄여도 될 필요도 없고 더 짧은 단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어가 쓰이는 언론기사가 있어요. 여기서는 아이폰13에 대한 혹평이 채워져 있지만 그 내용에는 관심이 없다 보니 그건 생략할께요.

문제의 기사는 이것.
[광화문테크] “애플빠도 안 산다더라”… 아이폰13 향한 혹평 왜, 2021년 10월 31일 조선비즈 기사

꼭 많고 많은 단어 중에서 "애플빠" 라는 말을 써야 하는 건지 그것부터가 이해불가네요.
게다가 그 어휘의 사용이 정당하더라도 논리상 문제도 있어요. 맹목적인 추종자를 비하하는 비하표현인 "빠" 라는 속어를 쓴 이상 아이폰13이 어떻게 나온 이상 애플의 제품이라면 무조건 구입해야겠죠. 그런데 왜 혹평을? 사실 처음부터 "애플팬" 정도로 썼으면 문제가 없었겠죠. 팬이라는 단어는 흔히 쓰이고 비하의 의미도 없을 뿐더러 선호가 가변적일 수도 있다는 함의도 있어요. 흔히 말하는 "팬 그만둔다" 내지는 "팬덤 이탈" 등의 표현이 바로 그것. 속어에 비논리까지 점철되니 정말 못 봐주겠어요.

그 다음. "카툭튀" 라는 어휘.
이것도 역시 속어인데다 굳이 줄여 쓰고 할 필요도 전혀 없어요.

본문의 문장 일부를 인용해 볼께요.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습)’가 심해져 불편하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이것의 글자수는 공백을 제외하면 37자, 공백을 포함하면 45자가 되어요.
그런데 이렇게 "카툭튀" 라고 쓰고 중언부언해서 언어의 경제성이 달성되었을까요? 문장을 이렇게 고쳤을 경우에는 정반대의 효과가 발생해요. 그러면 저걸 고쳐볼께요.
카메라 돌출이 심해져 불편하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같은 기준으로 글자수를 세면 공백을 제외하면 24자, 공백을 포함하면 30자로 줄어들어요. 두 기준의 어느 쪽도 글자수의 최소 1/3은 절감되었어요.
"카툭튀" 라는 약어를 썼을 때보다 그것을 처음부터 배제하고 기존의 짧은 단어로 썼을 때 문장이 더욱 간결하게 되는 역설은 대체 무엇일까요? 다른 건 없어요. 문제의 약어는 처음부터 안 쓴 것보다 못하다는 것.

저 기사는 유료기사도 아니죠. 참 저렴해요. 아예 공짜로 열람할 수 있으니.
그래서 저 기사의 언어가 저렇게 저렴했는가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