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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뮤 전쟁에 대하여

시어하트어택 2021.10.17 15: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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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에뮤 전쟁(혹은 에뮤 대전쟁)은 1932년 11월에 호주에서 일어난 '전쟁'입니다. 농담은 아닌 게, 실제로 호주 정부는 에뮤를 '적'이라고 부르고 군사 작전도 시행되었거든요.


발단은 1차대전 이후 퇴역 군인들이 호주 서부에 농장을 차리면서 시작됩니다. 거기에 에뮤들이 몰려와서 농작물을 헤집어놓는다든가 하는 일이 잦았죠. 울타리까지 쳐 놨는데도 그걸 부수고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농부들이 군병력 파견을 요청했고, 호주 정부는 호주 서부에 병력을 파병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 기관총으로 냅다 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만, 에뮤라는 새가 워낙에 빨라서 도망치기도 잘 했죠. 그래서 호주군도 나름대로 꾀를 냈는데 차량에다가 기관총을 올려놓고 쏜다든가 서식지를 급습한다든가 하는 방식을 썼지만, 이마저도 금방 분쇄되었죠. 에뮤 한 마리가 호주군 차량으로 냅다 돌격하는 바람에 애써 수립해 놓은 작전도 허사가 되었습니다. 거기에다가 모자라, 에뮤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농작물을 먹고, 심지어 한 개체가 마치 지휘관처럼 행동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까지 관찰되었죠. 결국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호주 정부도 두 손 들 수밖에요. 11월 8일 의회가 작전 수행에 난색을 표했고 9일에 종결되었습니다. 부대는 10,000발을 지급받았지만 잡은 건 고작 12마리뿐이었습니다.


사실 병력은 1개 분대 규모였고, 병사들도 대부분은 직접 싸우는 게 아니라 정찰 임무를 맡았죠. 하지만 명색이 군대를 보냈는데도 저렇게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는 게 꽤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