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외국에서 배울 것이 없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죠. 이제는 아예 영어 자체를 멀리하기 시작했어요.
중국에서의
영어교육 열풍은 개혁개방노선으로의 자연스러운 이행을 가져왔고, 그 결과 중국은 세계의 경제에서 단일국가로서는 2번째로 크게
성장해 왔어요. 한때 중국 전역을 달구었던 "미친영어" 라는 영어학습법처럼, 중국의 영어학습열은 결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였어요.
게다가 아시아의 어느 국가들보다도 영어를 쓸 수 있는 고학력자들이 많은 나라가 바로 중국이었죠. 일단 최근까지는 그러해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이야기가 꽤 달라질 거예요.
미국의 뉴욕타임즈에서는 중국의 이런 행보를 후진기어를 넣었다고까지 표현하고 있어요.
당장,
지난달부터 중국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해시에서 초등학생들의 기말시험에서 영어시험을 금지했어요. 이것을 필두로 한 영어금지 조치는
후진기어라고 비판받는 건 물론, 1950년대의 대약진운동(Great Leap Forward)를 패러디한 대후진운동(Great
Leap Backward)라고도 야유당하고 있어요.
이것뿐만이 아니예요. 이미 중학교 및 고등학교에서는 해외에서 발행된 교재를 써서는 안되게 규제되고 있는데다 대입에서도 영어시험을 없앤다든지, 올해 여름부터는 영어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설학원체인에도 규제가 떨어졌어요.
대학도
자유롭지 않아요. 영어원서도 번역서도 대학교재로서 쓰이지 않도록 권고당하고 있는데다, 저널리즘이나 헌법학 같은 데에서는 그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요. 이제는 교재의 저자가 학문적인 역량보다는 얼마나 선임자이고 또 당에의 충성이 강한지가 기준이 되고
있어요. 이렇게 중국의 탈영어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데다 아예 시대를 1950년대의 대약진운동이나 1960년대의 문화혁명으로
되돌리려는 시도가 강제되고 있는 것이죠.
이건
불과 수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어요. 당시의 중국 정부는 외국어 학습을 강조했고 외국어 학습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을 역설했으니까요. 그리고, 영어문해력이야말로 좋은 직장, 해외유학, 그리고 정보에의 접근성 확보 등의 지름길이었는데, 이제는
그것조차 기대할 수 없게 되었어요. 영어능력을 보유한 인물은 의심스러운 해외영향을 지닌 요주의인물로 간주되고, 그리고 이런 사람이
늘어나면 민심이반이 가속화되니까 이제 앞으로의 세대를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로 육성해 낼려는 게 중국 정부의 새로운 복안으로
보이네요.
이렇게, 중국은 영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영어도 중국을 필요로 하지 않겠죠.
이것이 긴 세월이 지나면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는 정확히는 예측할 수 없지만, 최소한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폭증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이고, 중국의 입지가 확대될 거로 보이지도 않아요.